글자 크기 설정

 
 구속력 없어… 트럼프 거부권 행사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일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이란 공습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가 미국 외교관과 군인들에 대해 해로운 공격을 모의하고 있었다"며 "전쟁을 멈추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라고 밝혔다. 팜비치=AP 뉴시스

미국 하원에 이어 상원이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전쟁 수행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실질적인 효력을 갖기는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상원은 찬성 55표, 반대 45표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동의 없이 이란에 대해 군사행동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소속 전체 의원과 공화당 소속 8명이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앞서 지난달 9일 하원도 비슷한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번 결의안은 미 의회가 전쟁을 선포하거나 군사력 사용을 구체적으로 승인하지 않는 한 미군이 이란이나 이란 정부 또는 군대에 대한 어떠한 적대행위에 관여하는 것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다만 임박한 위협에 대한 방어는 예외로 한다.

이 결의안은 지난달 초 미국이 이란의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공습 사살한 직후 민주당 팀 케인 상원의원이 발의한 것이다. 이후 이란의 보복으로 중동 지역에 긴장이 고조됐고, 민항기가 이란에 의해 격추되는 일도 발생했다.

다만 이번 결의안이 효력을 발휘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상원이 결의안을 승인하면 안 된다면서 “만약 내 손이 묶인다면 이란은 신나게 즐길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결의안 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셈이다.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결의안을 재의결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53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막기는 힘들 전망이라고 WP는 전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web_cdn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