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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평화센터 기획전시실에 마련된 ‘제주해녀 사진특별전’ 개막행사에서 양종훈 상명대학교 교수가 사진전을 찾은 해녀들에게 사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도서출판 윤진.

“해녀는 제주의 보물입니다. 해녀를 지키는 것이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지난 8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평화센터 기획전시실. ‘제주해녀 사진특별전’ 행사장에서 만난 양종훈(59) 상명대 교수(한국사진학회장)는 해녀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주 출신인 양 교수가 마련한 이번 전시회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의 19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 해녀들의 삶과 애환, 생활과 문화를 사진으로 생생하게 기록한 결과물이다. 오는 4월 15일까지 열린다.

그는 “해녀의 위대한 정신이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지는데 마중물이 됐으면 한다”며 “해녀들의 숫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이들의 가치를 영원히 보존하고 잊지 않기 위해 사진전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여년간 촬영한 해녀 사진을 중간정리하는 의미도 갖고 있다”며 “전반전을 마무리하고 후반전을 준비하기에 앞서 중간평가를 받기 위해 사진집 ‘제주해녀’를 출판했다”고 전시회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냉철한 평가를 통해 나의 약점을 파악하고, 후반전을 어떻게 뛰어야 할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양 교수가 카메라 앵글에 해녀를 담기 시작한 것은 20여년 전 고향인 제주를 기록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으면서다. 다양한 제주의 모습을 촬영하다 유독 해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10여년 전부터는 해녀를 집중적으로 렌즈에 담기 시작했다. 하지만 해녀들에게 다가가기는 쉽지 않았다. 대부분 고령인 해녀들은 돈도 안되는 사진 촬영을 귀찮아했고, 자신의 모습을 담는 자체를 불편해 하는 등 마음을 좀처럼 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 교수는 “실제 촬영하는 시간은 0.1초도 걸리지 않지만, 해녀들을 카메라 앞에 세우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며 “그나마 제주 출신이고, 사투리를 써가며 다가갔기에 좀 더 빨리 그들의 마음을 얻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는 카메라에 눈도 잘 안돌리던 분들이 먼저 찍으라고 말할 정도”라고 소개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사진작가단체인 매그넘 본부 재단이사 일라이 리드씨가 양 교수의 해녀 사진을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제주 해녀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해녀의 내적인 아름다움이 잘 드러난 사진”으로 평가할 만큼 그의 사진엔 해녀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담겨있다.

제주시 한경면에서 촬영한 해녀. 양종훈 교수.

제주 해녀들에게도 양 교수는 특별한 존재다. 그가 해녀들의 트라우마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해녀 보존을 위한 홍보활동에 발 벗고 나서기 때문이다.

그는 “해녀들에게는 큰 트라우마가 있다. 같이 물질하러 바다에 들어갔던 동료가 폐그물에 걸려 죽은 모습을 보면 그 후유증은 오래간다”며 “다른 트라우마는 심야에 산소통을 메고 해산물을 마구잡이로 잡아가는 스쿠버다이버들과의 갈등”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양 교수는 “이 문제를 놓고 해녀사진전을 계기로 해양경찰청에 도움을 요청한 결과 해양쓰레기 제거와 불법 스쿠버 조업 단속 등이 이뤄지게 됐다”며 “해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돼 기쁘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평소에도 ‘사진으로 세상을 바꾼다’는 신념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사진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는 에이즈환자를 돕기 위해 아프리카 스와질란드를 찾아 처참한 현장을 돌며 사진을 찍어 전시회를 열었고, 1억원 넘게 모금해 기부단체에 전달했다. 그는 또 13년째 시각장애인을 위한 사진교실인 ‘마음으로 보는 세상’을 운영하고 있다.

양 교수는 “현재 가장 큰 바람이 있다면 사라져가는 해녀를 지키기 위해 제주대학교에 해녀학과가 개설되는 것”이라며 “해녀학과가 운영되면 고령 해녀들의 작업 노하우와 기술을 채집하고, 이를 학문과 연계해 신규 해녀 양성은 물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해녀 브랜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교수 생활을 마무리한 후 제주에 돌아오기 위해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며 “퇴직 후 고향에 해녀 사진 갤러리를 열고, 해녀와 공동 관장을 맡아 해녀 홍보에 나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양종훈 상명대 교수. 사진제공=도서출판 윤진.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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