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 홍대앞, 안 쓴 탑골공원… 신종코로나의 두 풍경

입력
2020.02.03 22:00
수정
2020.02.0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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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보다 면역력 약한 노인들

마스크 착용한 경우 더 적어

정보 접근 취약계층 적극적인 홍보 절실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부근에서 젊은이들 대다수가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걷고 있는 데 반해(위 사진) 이날 종로구 탑골공원에 나온 노인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담소를 나누고 있다. 홍인기 기자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부근에서 젊은이들 대다수가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걷고 있는 데 반해(위 사진) 이날 종로구 탑골공원에 나온 노인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담소를 나누고 있다. 홍인기 기자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노인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바둑 두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다(왼쪽 사진). 반면 이날 마포구 홍대입구역 부근에서는 젊은이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걷고 있다. 홍인기 기자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노인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바둑 두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다(왼쪽 사진). 반면 이날 마포구 홍대입구역 부근에서는 젊은이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걷고 있다. 홍인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확산하면서 대학가 등 도심 번화가마다 마스크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그에 반해 고령자들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마스크 쓴 이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일반적으로 고령자일수록 면역력이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가 필수인데도 착용 빈도는 젊은이들보다 훨씬 더 낮아 보인다.

찬바람이 불던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양지바른 곳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노인 7~8명 중 마스크를 쓴 이는 한두 명뿐, 나머지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바로 옆 벤치에 앉아 장기를 두거나 주변에 모여 있는 이들 역시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인근 종묘공원의 풍경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일 언론 매체를 통해 신종 코로나의 확산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해지고 있는 급박한 상황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평화로운 광경이었다. 반면 마포구 홍대입구역 부근 ‘젊음의 거리’에서는 이날 학생과 관광객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눈빛이나 행동에서 왠지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엿보였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노인들이 장기를 두거나 구경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노인들이 장기를 두거나 구경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젊은이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지나고 있다. 홍인기 기자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젊은이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지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정반대의 두 풍경을 단순한 세대 차이로만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높은 데다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을 경우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인들 중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거추장스럽다”거나 “무리에 섞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닮아간 것”이라고 밝히는 이도 있었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정보 격차도 무시할 수 없다. 인터넷이나 SNS, 각종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습득하기 유리한 젊은층에 비해 디지털 활용도가 낮은 노인들은 정보 접근 및 탐색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노인층을 비롯해 감염증 취약자들을 위한 당국의 적극적인 맞춤형 홍보, 방역 대책이 절실하다.

한편, 경기도는 이날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취약계층이 모이는 노인복지관이나 경로당 등 도내 사회복지시설 1만62곳의 임시휴관을 시ㆍ군에 권고했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 근처에서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어르신들이 바둑 두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홍인기 기자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 근처에서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어르신들이 바둑 두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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