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美 당국 “우크라 여객기 추락, 이란 미사일 2발에 우발적 피격”

입력
2020.01.10 07:22
수정
2020.01.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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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누군가 실수했을 수도… 의심 갖고 있어”

캐나다 트뤼도 “미사일 격추 증거… 고의는 아닌 듯’’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9일 오타와에서 우크라이나 여객기와 추락사고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9일 오타와에서 우크라이나 여객기와 추락사고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우발적으로 격추된 것으로 미국과 캐나다 당국이 파악하는 것으로 9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 기지 공격에 대한 군사 반격 대신 경제 제재를 택하면서 양국간 무력 충돌 위기가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우크라이나 여객기 피격이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들은 이날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SA-15) 두 발에 의해 격추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정부 당국자는“미국은 이란이 실수로 여객기를 격추시켰다고 매우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국방부 당국자는 폭스뉴스에 “완전한 비극”이라며 “그들은 그저 다 망쳐버렸다”고 말했다. 미 당국은 관련 레이다 신호 자료와 위성 자료 등 검토해 검증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아울러 SA-15가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시켰다는 것을 확인하는 이란 측 통신을 감청했다고 NYT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는 비극적인 일이다. 왜냐하면 반대편에서 누군가 실수를 했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여객기는 상당히 거친 지역을 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 실수를 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기계적인 이유였다고 말한다”며 “나는 개인적으로 그건 문제조차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나는 나의 의심을 갖고 있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부연하지 않았다.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이날 수도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캐나다 자체 정보당국과 동맹국들로부터 다수의 정보를 확보했다”며 “이들 증거는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맞아 추락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고의는 아니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NYT 홈페이지 영상 캡처
NYT 홈페이지 영상 캡처

이번 여객기 추락 사고는 이란이 현지시간 8일 새벽 이라크 내 미군 기지 2곳을 공격한 뒤 4시간여 뒤인 오전 6시 넘어 발생했다. 승객 176명을 태운 우크라이나 국제항공 752편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공항을 이륙한 후 3분 뒤 신호가 끊겼고 테헤란 교외 벌판에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탑승자 중 63명이 캐나다 국적으로 파악됐다. 이날 NYT가 입수해 공개한 19초짜리 영상에서 테헤란 인근의 어두운 밤하늘에 섬광이 번쩍이는 장면이 담겼다. NYT는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륙한 지 몇 분 만에 피격됐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과 관련, 이란이 보유한 러시아제 미사일에 의한 피격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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