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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委가 정책 의제 결정하고
지방으로 교육권한 점차 넘겨야
“내년을 교육대타협의 원년으로”
현재로서 확실한 것은 미래가 급변하며 불확실하다는 것뿐이다. 미래가 고정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밝은 미래와 어두운 미래를 동시에 고려하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교육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핀란드의 경우 교육 갈등이 극에 달하자 여야가 나서서 교육과 사회의 미래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 방안 탐색을 시작했고, 그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밝은 미래를 만들어 냈다. 우리 사회도 2020년을 교육 대타협을 이뤄낼 원년으로 삼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집권당의 통 큰 결정이 필요하다. 대입제도까지 대통령이 나서서 방향을 제시하는 사태가 반복되지 않게 하려면 대선 당시 대부분의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국가교육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 국회의원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초안을 만들 때부터 야당을 참여시키거나 아예 야당이 주도하는 공동 발의 방식으로 위원회 설치법을 추진한다면, 나아가 동 위원회 구성 또한 차기 정부에서 하도록 정한다면 야당이 적극 찬성할 것으로 나타났다. 설치 논의 과정의 제반 사항은 실명으로 공개하도록 하면 여당이 우려하는 그러한 안이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공론화제도도 조금만 수정하면 사회 구성원이 폭넓게 공감하는 바람직한 안을 도출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현 정부가 추진한 공론화제도에 대한 비판의 핵심은 의제 선정 및 결정 방식을 정부가 주도함으로써 숙의보다는 정부의 책임 면피용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정책 의제 도출과 결정 과정을 여야가 합의하여 만든 공론화위원회가 정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면 합의를 이뤄내지 못할 문제는 별로 없을 것이다.

갈등이 진행 중인 자사고 문제, 조만간 이슈로 부각될 대입에서의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비율 및 선발 기준과 절차 문제, 거대한 쓰나미처럼 다가오고 있는 사립대 폐교 문제와 지역대학 문제 등등을 공론화위원회가 다루도록 할 필요가 있다. 과거 정부가 시행령을 통해 자사고와 특목고 등을 만들었으니 현 정부도 시행령을 통해 이를 없애겠다고 하면 정권에 따라 우리 교육이 요동치게 될 것이다. 더 이상 정부의 권위적 결정이나 사회적 합의를 흉내 낸 일방적 결정으로 교육을 이끌어갈 수는 없다. 갈등이 첨예한 이슈에 관한 정책은 공론화위원회를 거쳐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시키며 최종 결정에 이르러야만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정치가 할 일은 집단간의 갈등을 보듬어 새로운 길을 찾도록 돕는 것이다.

또 하나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지방교육자치 강화를 위한 중앙정부의 교육 권한 이양에 관한 것이다. 국회의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 권한 이양 범위에 대해서도 여야 간의 입장 차가 크다. 초중등 교육 권한과 책임 중에서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어야 할 부분과 지방정부에 넘겨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반드시 사회적 논의 과정을 거치며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학교 수준에서 문제가 터져도 중앙정부가 나서서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는 국민정서를 무시한 채 초중등 교육 권한 이양을 서두르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것이다. 이념적 성향이 비슷하다고 하는 현 정부와 교육감들 사이에도 자주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교육감들이 제왕적 교육대통령처럼 행동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상황에서 교육부와 교육청 사이의 갈등을 조정할 기구 설치도 필요하다. 그리고 중앙정부에만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도 국가교육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

현재로서 확실한 것은 미래가 급변하며 불확실하다는 것뿐이다. 미래가 고정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밝은 미래와 어두운 미래를 동시에 고려하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교육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교육은 한발 더 나아가 우리가 꿈꾸는 밝은 미래를 그려내는 역할도 해야 한다. 교육만이라도 각 개인이 잠재력 계발에 최선을 다하고, 공존하는 미래를 꿈꾸는 유연한 체제가 되도록 정치권이 통 큰 결단을 내리는 2020년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집권이나 총선 승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정치인과 정당들이 되게 하려면 2020년 총선에서는 국민들이 선택권을 제대로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 줘야 한다. 민주국가의 미래는 결국 국민의 손에 달려 있다.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ㆍ대한교육법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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