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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극우보수 정치의 종자은행이라 불리는 '존 버치 소사이어티'가 1958년 오늘 창립했다. 반공과 극단적 자유주의를 표방하면서도 시민권보다 안정을 중시했다. 사진은 1947년 1월 미국에서 출간된 반공 선전 만화책 표지. 위키피디아

‘존 버치 협회(John Birch Society JBS)’는, 앤드루 라인바흐(Andrew Reinbach)라는 미국 저널리스트의 평가에 따르면, 미국 극우ㆍ보수의 종자은행(seed bank) 같은 존재다. 공화당 조지 W. 부시의 2001~2008년 집권의 동력으로 꼽히는 이른바 ‘티파티(tea-party)’의 주요 인맥과 돈줄이 모두 존 버치 소사이어티에 닿아 있다는 것이다. 저 주장을 담은 라인바흐의 2011년 허핑턴포스트 칼럼이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집권 이후 다시 주목받았다. 트럼프의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가 JBS 설립자인 로버트 웰치(Robert W. Welch Jr.)의 친구이자 주요 후원자 중 한 명이었고, 연방 하원의원이자 트럼프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을 지낸 믹 멀베이니(Mick Mulvaney)가 트럼프 행정부에 들기 전 JBS 전국대회 만찬장에서 연설했고, 트럼프의 외교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랜드 폴(Rand Paul) 상원의원도 JBS와 돈독한 관계라는 보도도 있었다.

JBS는 매사추세츠 벨몬트의 은퇴한 사탕제조업자 로버트 웰치가 1958년 12월 9일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창립했다. 존 버치는 중국에서 활동한 침례교 선교사 겸 군 정보장교로 1945년 8월 중국 공산당군에 의해 처형당한 ‘냉전의 첫 희생자’로 알려져 있다.

JBS의 이념은 철저한 반공주의와 극단적인 자유주의, ‘기독교 정신과 시민의 의무를 통한 더 나은 세계의 건설’이다. 발기인 12명으로 시작된 JBS는 냉전 초기의 혼란과 대중적 불안감 속에 큰 호응을 받으며 불과 2년여 뒤인 1961년 3월 무렵 회원 약 10만 명에 상근 직원 28명을 둔 전국 규모의 거대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후 루스벨트와 트루먼 등 대통령의 사상 검증을 촉구할 만큼 대담하게 활동하며 매카시즘의 대중적 지지세력으로 기능했고, 1960~1970년대 시민권 운동에도 적극 맞섰다. 그들은 시민권 운동 배후에 공산주의자들이 있고, 시민권 신장의 끝은 내전(civil war)이라고 주장했고, 1964년의 시민권법이 연방주의와 개별 주 정부 권리를 보장한 수정헌법 10조에 위배된다며 반대하기도 했다.

라인바흐는 70년대 전성기 이후 세력이 약해졌지만 그건 외형일 뿐 모든 극우 보수 사회ㆍ정치운동 및 세력의 뿌리에 여전히 그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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