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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독자권익위원회가 지난달 16일 본사 18층 대회의실에서 10월 회의를 열고, 한 달 간 보도된 기사와 지면, 온라인 콘텐츠 등에 대해 평가했다.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장인 이민규 위원장과 김혜원(민음사 편집부장) 신성현(한국리서치 여론조사본부 수석부장) 우재욱(변호사) 이은기(연세대 사회학과) 조희정(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 최광범(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방송 편집장) 황동일(여시재 기획위원) 위원, 간사인 진성훈 한국일보 오피니언 에디터, 이충재 수석논설위원, 박일근 뉴스2부문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일보 독자권익위원회 위원들이 지난달 16일 한국일보 본사에서 10월 회의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김혜원 위원, 진성훈 에디터, 조희정 이은기 우재욱 위원, 이민규 위원장, 최광범 황동일 신성현 위원, 이충재 수석논설위원, 박일근 뉴스2부문장. 왕태석기자

이민규

한국일보가 지난 한 달 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장학금과 화성 연쇄 살인범 이춘재 사건에서 단독 보도들을 쏟아내며 사안들을 선도했다. 9월 30일자 1면 ‘옆집이 성매매 오피스텔: 특별법 시행 15주년 현장 보고서’와 10월10일자 1면 ‘병원 등치는 경찰ㆍ보험사ㆍ브로커 검은 유착’ 등 굵직한 기획을 통해 차별화한 기획력도 보여줬다.

최광범

한국일보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기사를 보는 것과 네이버 앱을 통해 한국일보 기사를 보며 비교했다. 네이버 앱은 일단 광고가 없어 깨끗하다. 한국일보 앱은 업데이트가 잘 안 된다. 충성 독자가 아니면 들어가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긴 기사는 분절이 안돼 있어 어디까지 제목이고 어디부터 기사인지 구분도 안 됐다. 현 상태로 운용한다면 굳이 앱을 별도로 둬야 하는지 의문이다. 한 달 간(9월 23~10월16일) [단독] 표시한 1면 기사가 3건이었다. 너무 겸손해 보인다. [단독]은 속보나 특종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본다. 10월16일자 ‘죽음의 올가미 된 毒플… 설리들이 스러진다’, 10월14일자 ‘조국 사태로 흔들리는 중도층, 輿도 野도 싫다’ 등도 [단독]으로 명기할 만 했다. 그러나 9월24일자 화성 용의자 이춘재 모친 인터뷰 기사는 너무 나갔다. 이 기사가 과연 공익에 부합하나. 하지 않았으면 좋을 인터뷰였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대표작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소개하면 더 친절했을 것 같다.

조희정

9월 28일자 ‘脫일본산 하루… 모든 일상이 리셋되다’ 기사는 불매 운동 시작부터 나왔으면 더 좋았겠다. 공정 소비 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진단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9월 26일자 ‘뷰엔: 애물이 된 공공조형물’도 중요한 문제를 지적한 기사다. 의미도 없고 관리도 부실하며 사람들도 안 보는 무용한 공공 조형물 문제를 심도 있게 분석했다. 앱스토어 장터에서 보면 한국일보 앱 바로 아래 ‘PM7 한국일보’ 앱이 있다. 유료이고 로그인을 해야 하는데 메인 화면에 아무런 안내가 없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끝이다. 불친절하다.

이은기

9월 25일자 ‘옛 사진서 역사적 의미 찾는 연구법 고안, 장애 딛고 하버드대 우수 졸업생 됐어요’ 기사엔 ‘장애 딛고’라는 표현이 있다. 장애를 비정상으로 규정하고 이를 ‘딛고’ ‘극복한’ 사람으로 추앙하거나, 그 처지에 머물 수밖에 없는 사람을 동정하는 태도가 엿보인다. 기사의 손원익씨가 보도돼야 하는 이유는 그가 쓴 논문 때문이지 장애를 극복해서라고 보기 어렵다. 너무 전형적인 접근이다. 10월 8일자 ‘우리 시대의 마이너리티: 시각장애 학생’에도 ‘이동ㆍ생활 배려 없는 캠퍼스’ 에 ‘배려’라는 말이 들어가 있다. 배려라고 표현하는 것은 시혜적 태도에 가깝다. 장애인들의 권리를 배려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더 보장이 안 되는 것 같다. ‘옆집이 성매매 오피스텔: 특별법 시행 15주년 현장 보고서’ 기획을 관심 있게 읽었다. 오피스텔 성매매 알선업자 판결문을 전수 분석해서 어떤 사람들과 어떤 공간들을 중심으로 성매매 오피스텔 산업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지를 보도했다. 마지막에 성매매 여성들 이야기도 좋았다. 성차별적인 문화와 성매매가 분리될 수 없고 결국은 성상품화의 문제라고 지적한 김주희 서강대 교수 인터뷰도 인상 깊었다. 성매매 문제의 본질을 다뤄 흥미로웠다.

우재욱

10월 7일자 임혁백 교수의 특별기고가 눈에 띄었다. ‘파당적 광장정치가 광장 민주주의를 질식시키고 있다’고 표현한 부분에 공감이 갔다. 이 사태를 바라보는 중도층의 시각이 잘 대변했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장기미제 사건이던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지목되고 범행 자백도 나왔다. 유전자 감식을 통한 과학수사의 성과라는 긍정적 측면과, 당시 어설픈 초동수사가 이루어졌다는 부정적 측면을 균형 있게 잘 보도했다. 그러나 유력 용의자의 어머니 인터뷰 기사까지 실었다. 이런 인터뷰를 꼭 해야 할 필요가 있나, 이런 인터뷰 기사가 공적 가치나 뉴스 가치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건과의 관련성 여부를 불문하고 용의자의 가족을 찾아가 인터뷰하는 취재 관행은 지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별 내용도 없었다. 한국일보 지면에서 자주 보이는 신조어로 ‘역대급’이 있다. 정확성이 떨어져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신조어다. 국어 파괴에 가깝다. 9월 30일자부터 사흘간 실린 기획기사 ‘특별법 시행 15주년 현장 보고서: 옆집이 성매매 오피스텔’도 눈에 띄었다. 경찰, 법무부가 할 일을 한국일보가 대신했다. 10월 2일자 ‘우리말 톺아보기: 꼰대를 아시나요‘는 꼰대의 어원이 들어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꼰대는 프랑스어로 백작 ‘꽁떼’에서 나온 말이다. 일본식 발음으로 ‘꼰대’다. 일제강점기 친일파 이완용이 백작 작위를 받으면서 자랑스럽게 꼰대라고 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소개한 기사는 분량이 적었다. 공동저서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노벨문학상은 전면을, 노벨평화상도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독특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의 면면과 빈곤의 경제학에 대해 자세히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성현

10월 14일자 김영민 교수의 ‘한국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벌거벗은 현실을 살지 않는다‘는 필자가 정확하게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대학 학문 공동체의 위기’ 기획은 강사법 시행으로 많은 강사가 일자리를 잃은 부분, 연구원들의 비용착취, 교수와의 갑을 관계, 연구원의 과로 등을 잘 지적했다. 조국 사태 이후 공정과 정의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공정과 정의가 훼손되는 사례 및 내용에 대해 계속 보도해주길 기대한다.

김혜원

‘옆집이 성매매 오피스텔’ 기획은 순서와 논점이 있어 잘 만든 기사다. 파생기사가 나올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성매매 근절의 성공적인 해외사례라든지 추가적인 공론의 장이 열려도 좋을 듯하다. 성매매자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 ‘대학 학문 공동체의 위기’ 기획도 강사 보호하는 강사법이 강의 못 딴 이에겐 3년의 기회 박탈이 되는 현실을 비롯한 각종 모순을 잘 정리했다. 이 기획이 실태를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책을 구체적으로 모색하는 데까지 이어졌으면 한다. 김영민 교수는 섭외를 잘한 것 같다. 그러나 1, 2회까지는 화두를 던지고 진입하는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주제의 무게가 있다 보니 편히 읽히는 글은 아니다. 독자 입장에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좀 더 또렷하게 짚어주길 기대한다. 김영민 교수는 뭔가 생경한 매력의 글쓰기를 추구하는 편이다. 하지만 독자입장에서는 헛헛할 수 있다. 10월 4일자 사설 ‘거리로 나선 시민, 실종된 정치 복원 시급하다’가 좋았다. 광장 대결이 정치의 실종이라는 담론이다. 정치권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거리 정치를 부추기는 실태에 대한 우려, 국회의원은 국회로 복귀해 제도권 정치를 복원하라는 요구까지 객관적이면서 속 시원한 이야기를 써줬다. ‘조선왕실의 취향’은 예술품을 보는 맛도 있고 지면도 구성이 예쁘고 고아하다. 학예사분들이 돌아가면서 쓰시는 것 같다. 필자나 주제에 따라서 약간의 편차가 있는 듯한데 재미있는 코너가 될 것 같다. 10월 12일자 ‘나는 수어로 배우고 싶어요: 청각장애인 호소에 귀닫은 농학교 교실’을 잘 봤다. 일반 사람들은 농학교에서는 당연히 교사들이 수어를 사용하리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 현실을 언론이 알렸다. 학생들이 “나는 수어로 배우고 싶다”는 뜻을 수어로 표현한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의미심장하고 마음이 아팠다. 농인의 학습권에 대해서 목소리를 낸 기사다. 9월 21일자 ‘생후 6개월부터 600만원 전집… 사교육, 요람을 흔들다‘는 새로운 것이 없다. 전문가 진단도 모국어 소화가 힘든데 뇌에 부작용이 온다는 내용이었다. 영유아 사교육계의 불안마케팅도 다뤘는데 뻔했다. 영유아 사교육실태와 개선방안에 대해서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아동의 놀 권리, 건강, 학습효율 등 다룰 수 있는 부분이 많다. 한국일보 웹사이트와 앱에서 기사 검색이 잘 안 된다.

이민규

한국일보 앱에서 하루에 두 번씩 푸시 알람이 온다. 오전 8시 30분 ‘오늘의 픽(pick)’, 오후 6시 30분 ’퇴근길 칼럼‘이 온다. 오후 1시쯤 ‘지평선‘도 보내주면 유용할 것 같다. 유튜브에 가면 프란(PRAN)이 있다. 한국일보 영상콘텐츠 제작소다. 자주 본다. 신문이지만 유튜브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유튜브 단독이 아니라 기사와 연동해 기자가 나와 설명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

한국일보와 중앙일보 오피니언 지면을 전수 분석했다. 9월 18일자부터 10월 15일자까지 오피니언면에 게재된 모든 칼럼(한국일보 259건, 중앙일보 272건), 사설(한국일보 72건, 중앙일보 44건)을 엑셀 프로그램으로 집계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사설과 칼럼은 두 언론사 모두 많이 다뤘지만 차이가 있었다. 한국일보는 사설 중 43%, 칼럼 중 28%가 조국 관련이다. 중앙은 각각 59%, 39%였다. 한국일보 사설은 조국 외 사회 분야가 많았고, 중앙일보는 정치 외교 쪽이 많아 대조를 보였다. 한국일보는 그나마 다른 언론보다 다양한 분야를 다루려고 노력했다. 통계로 나타난다. 오피니언 면은 앞으로 신문의 킬러 콘텐츠가 된다.

10월 2일자 ‘오디오 콘텐츠’ 기사를 상당히 재미있게 봤다. 지면 편집도 잘했다. 모바일이나 웹사이트에서 다양하게 보여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맹하경 기자가 기사 도입에 ‘비디오 킬드 더 라디오 스타’를 언급했는데, 모바일이나 웹사이트에선 배경음악으로 넣어줬다면 독자들에게 의미도 있고 굉장히 역동적이었을 것 같다. 조국 사태가 끝났다. 앞으로는 ‘이제는 경제다’를 더 다뤄줬으면 한다. 경제 위기에 대한 기사에 비중을 뒀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쟁에 휘둘려 경제가 어려운 지를 잘 몰랐는데 민생이 정말 힘들다. 경제지 이상으로 경제 문제를 다뤄야 한다.

황동일

‘설리’의 죽음은 생물학적으로는 자살이지만 사회적 타살에 가깝다고 본다. 설리를 죽음으로 내몬 건 익명성의 장막 안에 숨은 일부 네티즌의 악담과 독플이었지만 설리를 마녀화하고 선정적으로 다룬 일부 언론의 책임도 없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한국일보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균형 잡힌 시각과 불편 부당의 자세로 한국 사회에서 무너지고 있는 신뢰를 회복하는 데 노력을 더 기울여주길 바란다.

최광범

‘최병서의 명화를 보다 경제를 읽다’는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매회 흥미롭게 보고 있다. 글을 참 재미있고 쉽게 잘 쓴다.

정리=박일근 뉴스2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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