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크기 설정

<15> 발전소 오지 마을

※ 인사할 때마다 상대를 축복(슬라맛)하는 나라 인도네시아. 2019년 3월 국내 일간지로는 처음 자카르타에 상주 특파원을 파견한 <한국일보>는 격주 목요일마다 다채로운 민족 종교 문화가 어우러진 인도네시아의 ‘비네카 퉁갈 이카(Bhinneka Tunggal Ikaㆍ다양성 속에서 하나됨을 추구)’를 선사합니다.
우리나라 첫 해외 수력발전소인 인도네시아 북부수마트라주의 왐푸수력발전소 전경.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수마트라주(州)의 카로 지역에 있는 왐푸수력발전소는 우리나라의 해외 첫 수력발전소다. 2009년 12월 공사를 따낼 때만 해도 “하필 이런 오지에 짓나”라는 우려가 많았다. 이재에 밝은 일본마저 포기한 땅, 오가는 길이 숫제 죽음인 오지에서 이방인을 적대시하는 원주민들과의 마찰을 딛고, 2016년 인근 시나붕 화산 폭발로 녹아내린 송전탑을 추가로 짓는 우여곡절까지 겪으며 우리는 기적을 일궜다.

우리나라의 첫 해외 수력발전소인 인도네시아 북부수마트라주의 왐푸수력발전소 도수관과 변압기. 낙차가 154m다.

2016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45메가와트(㎿) 용량의 왐푸수력발전소는 55만 가구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수로 3㎞, 낙차 154m로 수몰 면적이 거의 없는 친환경 발전”이라는 게 구재관(45) ㈜왐푸수력발전(PT. WEP) 발전소장의 설명이다. 한국중부발전(KOMIPO)이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해 세운 WEP엔 현재 한국인 직원 3명과 주변 마을에서 뽑은 직원 포함, 65명이 일한다.

우리나라의 첫 해외 수력발전소인 인도네시아 북부수마트라주의 왐푸수력발전소 직원들이 발전기를 살펴보고 있다.

수력발전소가 생기면서 곳곳에 전기가 끊기던 고질은 사라졌고, 자가발전기로 연명하던 마을에도 제대로 된 전기가 들어왔다. WEP는 옥수수 탈곡 돕기, 보육원 지원, 컴퓨터 교실 운영, 공동화장실 건립, 학교 교재 및 장학금 지급 등도 하고 있다. 최경환(59) 대표는 “기껏해야 전등 두세 개에 휴대폰 충전이 전기 사용의 전부인 마을들이라 전기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레클린 브라마나(55) 카로 군수는 “한국 수력발전소가 지역의 자랑”이라고 소개했다.

㈜왐푸수력발전(PT. WEP)의 권두우(왼쪽부터) 차장, 최경환 대표, 구재관 발전소장. "반경 100㎞에 상주하는 외국인은 자신들이 전부"라고 말했다.
집무실에서 만난 트레클린 브라마나 카로 군수는 "한국 수력발전소가 지역의 자랑"이라고 했다.

수마트라 카로=글ㆍ사진 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web_cdn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