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문재인 대통령 모친상에 조의 표할까

입력
2019.10.30 11:39
수정
2019.10.3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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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선 관련 움직임 없고, 가능성도 낮아

2004년 7월 금강산 온정각 휴게소에서 열린 제10차 남북이산가족 첫 단체상봉에서 문재인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어머니 강한옥(왼쪽 첫번째) 여사와 함께 북측의 막내이모인 강병옥(가운데)씨를 만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4년 7월 금강산 온정각 휴게소에서 열린 제10차 남북이산가족 첫 단체상봉에서 문재인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어머니 강한옥(왼쪽 첫번째) 여사와 함께 북측의 막내이모인 강병옥(가운데)씨를 만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 모친 강한옥 여사의 별세에 북한이 조의를 표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자산 철거’라는 지시까지 내릴 만큼 남북관계는 좋지 않지만, 문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30일 현재로서는 그러한 움직임도 없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전날 강 여사 임종 소식에 일각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떤 형태로든 조의를 표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왔다. 남북관계에 먹구름이 끼어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세 차례 걸쳐 정상회담을 한 문 대통령에게 예를 표할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김 위원장은 6월 12일 이희호 여사 빈소에도 자신 명의의 근조 화환을 전달한 전례가 있다.

2009년 5월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에도 북한은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냈고, 같은 해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땐 김기남 당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등으로 구성된 조문단을 파견한 바 있다. 특히 북한 함경도 흥남 출신인 강한옥 여사는 생전에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을 무척 그리워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북한이 조의를 표하려는 움직임이 없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말이다. 전문가들도 북한이 조의를 표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강산 남측 시설을 들어내라’고 김정은 위원장이 공개 지시할 정도로 북한이 남한에 강경하게 나오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다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예를 표한다면 남북관계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조의를 표하지 않는다고 해서 예의에 어긋나는 건 아니라는 게 외교가의 해석이다. ‘국가장’이 아닌 ‘가족장’ 형태로 장례가 치러지는 데다, 현직 대통령의 어머니이기는 하지만 강 여사가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가족장이라는 말 그대로 사적인 행사이므로 문 대통령에게 조의를 표하느냐 여부를 두고 예의를 따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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