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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돼지열병 장기화 가능성”… 최근 충북서 AI 항원 확인도
지난달 26일 오후 강원 춘천시 한 양돈 농장에서 돼지들이 서로 몸을 부대끼고 있다. 해당 사진은 차단 방역선 밖에서 망원 렌즈로 촬영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방역 비상에 걸린 정부가 예년보다 한층 강력한 가축질병 예방 대책을 시행한다. 매년 겨울철마다 기승을 부리는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이 올 겨울 돼지열병과 함께 축산농가를 덮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정부는 돼지열병이 “장기화할 조짐이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다음달부터 2개월 동안 소, 돼지, 염소 등 사육농장 9,600곳을 대상으로 구제역 백신 항체 검사를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방역당국은 농장들이 도축장에 가축을 출하할 때 항체 유무를 확인하고,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 과태료 500만~1,000만원을 부과할 방침이다. 또 이날부터 다음달 20일까지는 전국 소, 염소 사육농장 13만9,000개를 대상으로 구제역 백신 일제 접종도 시행한다.

정부가 이처럼 강력한 예방 조치에 나선 건, 적극적인 독려와 지원에도 농가의 백신 접종 실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돼지 농장의 백신 항체양성률은 지난해 80.7%를 기록했지만, 올해 1~8월 76.4%로 오히려 감소했다. 다만 같은 기간 소 사육농장의 백신 항체양성률은 97.9%로 나타나 지난해 97.4%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돼지열병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구제역까지 발생할 경우 축산 농가와 방역당국에겐 재앙이 될 수 있다. 경기 연천군 양돈농장이 지난 9일 14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뒤 12일째 확진 농장이 추가되진 않았지만, 접경지역 야생 멧돼지에서 연이어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다. 이날 확인된 사례까지 포함하면 지난 3일부터 2주 간 경기 연천군, 파주시, 강원 철원군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부근 멧돼지 11마리에서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간 말을 아꼈던 정부는 결국 돼지열병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이날 현안점검회의에서 “지난달 최초 돼지열병 확진 이후 환경부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상황이 장기화될 조짐”이라고 말했다. 사육돼지에 비해 인위적인 관리가 어려운 야생 멧돼지의 특성상 추가 감염이 이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AI마저 축산농가를 위협하고 있다. 농식품부와 환경부는 최근 충북 청주시 무심천과 보강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H5형 AI 항원을 확인하고, 고병원성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고병원성 AI는 치사율이 거의 100%에 이르는데다 전염성도 매우 높아 이동통제 등 강력한 방역대책이 불가피하다. 요주의 대상인 H5와 H7 AI 항원은 2017년 10월 이후 국내에서 모두 73건 검출됐지만, 검사 결과 모두 저병원성으로 판정됐다. 이번 AI항원의 고병원성 여부는 23일쯤 나온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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