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명상수련원서 숨진 50대 시신 한달 넘게 방치하고 설탕물 먹여

입력
2019.10.17 11:16
수정
2019.10.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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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찰청 전경.
제주경찰청 전경.

제주 명상수련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남성은 숨진 지 한달 넘게 지났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또한 특별한 타살 혐의점도 발견되지 않았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15일 제주시내 한 명상수련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A(57ㆍ전남)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 결과 사망한 지 1개월 넘게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또 A씨의 시신에서 특별한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고, 정확한 사인은 약독물 검사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월 30일 제주시내에 있는 한 명상수련원에 가겠다고 집을 나선 뒤 9월 1일 이후 연락이 끊겼다. A씨 부인은 한 달 넘게 남편과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 15일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해당 명상수련원을 찾아가 수련원 내 한 수련실에 숨져있는 A씨를 발견했다. A씨 시신은 모기장 안에 부패가 진행된 상태로 놓여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명상수련원장 B(58)씨 등 관계자 3명을 긴급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시신을 매일 닦고, 설탕물을 먹였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은 수련원 내부 수색 당시 시신 주변에 흑설탕과 주사기 등을 발견했다.

하지만 B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시신을 방치하고, 설탕물을 먹인 이유 등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말하지 않고 있다. 앞서 B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수련 도중 쓰러져 사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수련원 내에 추가 시신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특공대와 수색견도 투입했지만 다른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B씨 등을 상대로 A씨의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고 방치한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라며 “또한 시신이 방치된 기간 수련원을 다녀간 관계자들을 파악해 모두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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