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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신뢰 위해 취한 중대조치 재고할 것”
북한이 지난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공개된 북극성-3형 발사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유럽 6개국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 “우리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고 반발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의 사촉(사주)을 받은 영국 프랑스 등 EU(유럽연합) 6개 나라들이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며 “유엔 안보리가 최근에 진행된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니트맨-3’ 시험발사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우리의 자위권에 속하는 정당한 조치만을 걸고 드는 것은 우리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2일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시행한 ICBM 시험 발사에 대해 안보리가 문제삼지 않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대변인은 이어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가 우리를 압박할 목적으로 진행된 것이 명백한 실정에서 우리도 같은 수준에서 맞대응해줄 수 있지만 아직은 그 정도까지의 대응 행동이 불필요하거나 시기상조라는 판단 밑에 자제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으며 우리가 지금까지 자제해온 모든 것이 무한정 계속된다는 법은 없다”며 “(규탄 성명은) 미국과의 신뢰 구축을 위해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 조치들을 재고하는 방향으로 우리를 재촉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언급한 ‘중대 조치’는 2017년 말 이후 중단된 핵실험ㆍICBM 시험발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앞으로 이를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는 향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미국이 보다 더 유연한 셈법을 들고 나오라고 압박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도 5일(현지시간) 스웨덴에서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직후 핵실험ㆍICBM 재개 여부는 “전적으로 미국의 입장에 달려 있다”고 압박한 바 있다.

앞서 영국, 프랑스, 독일, 벨기에,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 6개국 유엔대사는 지난 8일 북한의 SLBM 시험 발사와 관련한 유엔 안보리 회의 직후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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