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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추이 및 부문별 기여도. KDI 제공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소비자물가 하락에 대해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디플레이션 논란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한 것이다.

KDI는 10일 발간한 ‘경제동향 10월호’에서 “9월 소비자물가 하락(전년동월 대비 -0.39%, 공표치 -0.4%)은 농산물과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며 나타난 현상”이라며 “수요 위축이 심화되는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9월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 9월 14.9%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 13.8% 하락했으며, 공공서비스 가격은 고교 무상교육 시행 영향으로 1.2% 하락했다. KDI 분석에 따르면 농산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0.69%포인트, 공공서비스 가격 기여도는 -0.17%포인트로 전월 대비 각각 0.16%포인트 하락했다. 두 항목의 기여도 하락폭을 더하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변동폭과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KDI는 소비 부진이 다소 완화됐다는 진단을 내렸다. 8월 소매판매액은 4.1% 증가해 전월(-0.3%)에서 상승 반전했다. 지난해보다 열흘 정도 이른 추석으로 명절 소비 일부가 8월에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출국자 수가 전년 대비 3.7% 감소한 가운데 제주도 내국인 관광객 수가 8.4% 증가하고 오락·취미·경기용품이 9.5% 증가하는 등 해외 소비가 국내 소비로 전환됐을 가능성도 지적됐다.

8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대비 2.4% 증가해 7월(1.4%)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으며, 9월 소비자심리지수도 8월(92.5)보다 4.4포인트 상승한 96.9를 기록했다. 고용 지표도 8월 취업자 수 증가 폭(전년 동월 대비)가 전월(+29만9,000명)보다 대폭 확대된 45만2,000명을 기록하며 개선되는 추세다.

KDI는 다만 전반적인 국내 경기에 대해서는 7개월 연속 ‘부진’ 판단을 내렸다. 수출과 투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9월 수출은 8월(-13.8%) 수준인 전년 대비 11.7% 감소를 기록했다. 반도체(-31.5%), 석유제품(-18.8%), 석유화학(-17.6%) 등 주요 품목의 부진 영향이다. 대외 수출 여건도 7월 세계 교역량 감소(-0.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 하락(99.1→99.0) 등의 영향으로 악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투자도 여전히 부진하다. 8월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2.7% 감소했고,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9월 자본재 수입액도 전년 대비 8.0% 감소해 7월(-8.8%)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설비투자의 큰 몫을 차지하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의 수입액 감소 폭이 24.1%에서 67.7%로 확대돼 설비투자 개선 전망도 밝지 않다. 건설투자도 8월 6.9% 줄어 7월(-7.0%)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토목 부문은 7.3% 증가하며 전월(+0.3%)보다 개선됐지만 건축 부문은 11.1% 줄어 7월(-9.2%)보다 더 부진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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