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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이춘재(56)에 대해 “피의자로 확정할 수 있는지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23일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이지만 경찰의 목적은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은 물론 국민들이 심리적 안정을 찾고 사회 전체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비록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어렵더라도 수사의 필요성이 있고, 또 여죄가 있는지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수사 자체는 만만치 않다. 경찰청 수사국 관계자는 “과거 서류를 다 가지고 와서 분석해서 DNA 이외에 행적이라든지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교도소에 가서 이춘재와 면담도 해야 하고 상당히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또 다른 장기미제 사건인 ‘개구리소년 사건’도 원점부터 재수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개구리소년 사건은 10여년 이상 방치돼 있다가 드러나 화성연쇄살인보다는 증거를 찾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이미 몇 건의 제보가 들어왔는데 공식적으로 재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관련 제보가 더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에 성공한 경찰은 개구리소년 사건 등 장기미제 사건 해결을 위해 미제사건수사팀을 보강할 계획이다. 민 청장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를 찾아내는데 성공하면서 미제 사건 관련된 유가족이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됐다"며 "미제사건 전담팀 사기진작과 역량을 보강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화성 사건 용의자를 찾아낸 것은 경기남부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의 열정과 집념의 결과”라며 “국민들의 기대가 큰 만큼 수사팀의 사기 진작을 위한 포상 방안을 마련할 것”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경찰은 이춘재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서 세 차례 면담 조사를 진행했다. 이씨는 5ㆍ7ㆍ9차 사건 증거물의 DNA와 자신의 DNA가 일치한다는 물증 앞에서도 연쇄살인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증거 확보를 위해 4차 사건의 증거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낸 경찰은 DNA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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