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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 공소시효 무효화" 여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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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범인 처벌 가능하도록 특별법 제정” 요구 봇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밝혀져도 공소시효 완성으로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공소시효 무효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이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이른바 ‘태완이법’의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국민적 공분을 산 대표 미제사건인 만큼 특별법을 제정해 진범을 엄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특별법 제정 효과가 불분명하고, 감정대로 처리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화성 사건은 마지막 범행 1991년 4월 3일을 기준으로 15년이 지난 2006년 4월 2일 공소시효가완성됐다. 2015년 7월 ‘태완이법’이 통과되면서 살인죄 공소시효는 폐지됐지만, 2015년 기준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살인죄만 해당해 2008년 8월 이전 살인사건은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화성 사건을 포함 1991년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이형호군 유괴 살해사건’ 등 대표적인 장기 미제사건은 범인을 잡아도 처벌이 어렵다.
온라인에선 극히 반인륜적인 범죄에 대해 ‘태완이법’ 적용 대상이 아니어도 공소시효를 무효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9일 누리꾼들은 “화성 사건과 같은 강력범은 공소시효가 지나도 소급 적용할 수 있게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r****) “범인을 특정하고도 처벌하지 못하는 현실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y****) "특별법을 만들어서 (진범을) 엄중 처벌해야 숨진 피해자와 유족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다”(s****) “고 목소리를 높였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화성 연쇄 살인 범인 공소시효 무효화 청원 신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화성 연쇄 살인 사건 용의자가 나왔다는데 공소시효가 지나서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건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행위”라며 “공소시효를 무효화하지 않는다면 수 많은 경찰의 노력이 물거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20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약 1,593건의 동의 수를 얻었다.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요구가 쏟아지고 있지만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과거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5·18특별법을 만들어 공소시효를 극복한 사례가 있지만, 위헌성 논란에 휘말렸다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예외적인 경우는 5·18특별법 사안밖에 없었는데, 사유도 제한적이었다”며 “화성 사건은 시간이 많이 흘렀고, 용의자가 이미 다른 사건으로 복역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특별법 제정은 어려울 것 같다”(소****)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국민의 답답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법은 충동, 감정에 의해 만들어지면 안 된다”(s****)며 여론의 과열 양상을 경계했다.
일각에서는 진범을 처벌하지도 못하는데 경찰이 용의자를 특정한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나온다. 이에 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9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형사사법제도가 범인을 적발해 처벌하는 목적도 있지만, 피해자 당사자와 그 가족의 피해를 회복시키는 목적도 있다”며 “조사를 충분히 하고 국민에게 설명을 해줘야 ‘미제의 신비는 존재하지 않는다’ ‘완전범죄는 없다’라는 국민적 교훈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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