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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월 월평균 증가폭 24만9,000명 중 65세 이상 84%… ‘질 좋은 일자리’ 상용직도 고령층에 집중
지난해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60+ 시니어일자리한마당’에서 시니어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올해 들어 고용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지만 늘어난 취업자의 대부분은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적극적인 일자리 정책이 노인빈곤 문제 해결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지만, 반대로 나머지 연령층에서 고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특히 정부가 성과로 내세우는 ‘질 좋은 일자리’ 증가의 상당 부분도 고령층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월평균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만9,000명 늘어났다. 월평균 9만7,000명에 그쳤던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작년 말 정부가 전망했던 올해 취업자 증가 규모 15만명은 물론이고 지난 7월 상향조정한 20만명도 넘어섰다.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던 8월(45만5,000명)을 제외하더라도 월평균 증가폭이 22만명에 이른다. 청와대가 전날 “금년도 취업자 증가 규모는 20만명을 상당 폭으로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껏 고무된 목소리를 낼 정도다.

문제는 이 같은 고용 개선이 일부 연령대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1~8월 65세 이상 취업자는 월평균 전년 대비 21만명 증가해 전체 증가분의 84.3%를 차지했다. 여기에 60~64세까지 포함하면 고령층 취업자가 35만5,000명에 달해 전체 증가분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15~59세 취업자 수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10만명 이상 감소했다는 뜻이다.

이처럼 고령 취업자가 1년 사이 급격하게 증가한 근본적인 원인은 인구구조 변화에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인구가 전년 동기 대비 33만5,000명 증가하는 사이 65세 이상은 32만8,000명, 60세 이상은 55만6,000명 늘어났다. 15~59세 인구는 줄어들고 60세 이상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니, ‘60세 이상이면서 취업자’인 사람도 함께 많아진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만들어낸 ‘노인 일자리’도 영향을 미쳤다.

이렇다 보니 근로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상용직(계약 1년 이상) 일자리도 고령층에 집중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상용직 취업자는 △6월 38만8,000명 △7월 43만8,000명 △8월 49만3,000명 늘어나며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정부가 최근 고용동향 발표 때마다 “고용의 질 개선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하는 주요 근거다.

그런데 올해 1~7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원자료(마이크로데이터ㆍ8월 자료는 미공표)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의 상용직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0만2,000명 늘어나 이 기간 전체 증가분의 약 30%를 차지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체 상용직 취업자 중 60세 이상이 6.5%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일자리 질 개선도 고령층 위주로 진행된 셈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고령층 취업자가 크게 늘면서 상용 취업자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건ㆍ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노인 일자리가 많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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