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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국민차 ‘빈패스트’ 위기
하이퐁시의 한 공단에 위치한 빈패스트 본사 전경. 하이퐁=정민승 특파원

빈패스트에 대한 베트남 국민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은 가운데, 빈패스트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뜨겁게 회자됐다. 회사가 임직원 할인 혜택으로 빈패스트를 구입해 되판 직원을 애사심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해고한 사건 때문인데, 이에 ‘그 같은 이유로 회사가 직원을 쫓아내는 게 과연 옳은가’라는 비판에 이어, 빈그룹이 ‘하나의 제국’이 되어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빈그룹은 최근 창립행사에서 ‘빈그룹 직원은 국산품(빈그룹 제품)을 사용합니다’ 캠페인을 실시했다. 임직원들이 빈패스트 자동차를 구입할 경우 대대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게 골자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적지 않은 이들이 자동차 구매에 나섰고, 그 중 6명이 구입한 자동차를 일반 소비자에게 재판매, 이익을 챙긴 사실이 발각되면서 모두 해고됐다. 유출된 해고문에 따르면 “빈그룹 직원은 회사 제품의 홍보대사로서, 국산품 애용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임직원들에게 이 같은 자세를 직원들에 요구했다는 사실도 밝히고 있다. 결국 ‘베트남 최대 기업인 빈그룹 임직원의 자세’를 갖추지 않아 해고됐다는 뜻이다.

임직원 할인 혜택을 이용해 싸게 자동차를 구입한 뒤 이를 일반에 되판 직원들에 대한 해고 사실을 통보하는 내부 문서. 24h.com 캡처

해고된 이들이 정확하게 어느 정도의 할인 혜택을 누렸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기존의 전기오토바이(클라라) 예를 볼 때 시중가의 반값 수준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빈그룹 임직원은 시중가 3,500만동(약 180만원)의 클라라를 2,100만동에 구입할 수 있으며, 여기에 더해 10%의 할인을 더 받는다. 시중가 절반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특히, 이 과정에 은행대출도 받을 수 있으며, 해당 대출에 대한 이자도 회사가 부담한다.

임직원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소비자 가격과 차이가 너무 크다는 비판과 함께 온라인에서는 빈그룹이 직원들을 위법하게 해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빈그룹 부동산 계열사의 한 영업담당 직원은 “직원들은 회사 방침을 철저하게 따라야 한다”며 “이는 빈그룹의 리더십이 독재적(autocratic) 행태라는 점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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