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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마라톤 2018 옥스팜 트레일워커에 참가한 '송도 인파이터'팀. 송도에 위치한 한 복싱체육관 사람들끼리 함께 출전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김하영씨다. 옥스팜 트레일워커 공식 홈페이지 캡처

“기부가 어렵고 거창한 일이 아니라 쉽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2018년 기부 마라톤 ‘옥스팜 트레일 워커’에 평소 다니던 복싱체육관 사람들과 참여한 김하영(42ㆍ미술심리치료사)씨의 후기다. 김씨가 속한 ‘송도 인파이터’ 팀은 100㎞에 이르는 마라톤 코스를 완주했을 뿐만 아니라, 참가자 중 가장 많은 금액인 약 400만원을 기부해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다.

사회적 약자를 돕고 몸과 마음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이색 기부 마라톤이 늘어나고 있다. 기부 마라톤의 특징은 보통 마라톤처럼 경쟁이나 기록보다는 협력과 나눔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이다. 2030 세대가 젊은 시절을 더욱 뜻 깊게 보낼 수 있는 기부 마라톤엔 어떤 것이 있을까.

 
 ◇ 옥스팜 트레일 워커 
기부 마라톤 2018 옥스팜 트레일워커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지리산 일대를 활기차게 걷고 있다. 옥스팜 트레일워커 공식 홈페이지 캡처

‘옥스팜 트레일 워커’는 팀워크와 기부 펀딩을 목표로 하는 신개념 마라톤으로,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이 주최한다. 100㎞를 달려 38시간 내에 피니쉬 라인에 들어오면 완주로 인정된다. 4명 단위 팀으로 참가할 수 있다. 다만 참가를 위해서 팀 당 참가비 40만원과 최소 50만원 이상의 기부금을 내야 한다.

대회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참가자들이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는 동시에 팀원 4명이 팀워크를 통한 협력의 기쁨을 맛보게 하는 것이다. 지리산 둘레길, 강원도 미시령 등이 작년과 올해 대회 장소로 선정됐다.

두 번째 목표는 모인 기부금으로 전세계 빈민을 위한 구호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참가자들이 낸 기부금은 옥스팜을 통해 세계 약 94개국에 전달돼 식수, 위생, 식량 부족 등 구호사업에 사용된다. 이 행사에 지금까지 4,000여명이 참여해 약 1억 5,000만원이 모금됐다.

제4회 옥스팜 트레일 워커는 오는 31일 강원 인제군 미시령 일대에서 개최된다. 129개 팀, 500여명이 참가해 완주에 도전할 예정이다.

 ◇ STEP FOR WATER 희망걷기대회 
굿네이버스에서 주최한 2018 STEP FOR WATER 희망걷기대회 홍보 포스터다. 대회 참가자들이 한걸음 걸을 때마다 아프리카에 식수를 위한 1원이 기부된다. 굿네이버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굿네이버스가 주최하는 ‘STEP FOR WATER’ 대회의 취지는 깨끗한 물이 없어 평균 하루 4시간씩 6㎞를 걸어 물을 길러 다니는 아이들의 어려움을 체험하며 기부도 해보자는 것이다. 참가비는 성인의 경우 1만원, 아동 및 청소년은 무료다.

대회 참가자들은 STEP FOR WATER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걸음 수를 측정하면 된다. 참가자들이 한 걸음 걸을 때마다 1원씩 아프리카에 식수 공급을 위해 전달되는 방식이다. 지난해 5월 진행된 제2회 대회에서 총 2,645만8,814 걸음이 모여 약 2,500만원이 빈곤 지역 수질 개선 사업을 위해 기부됐다.

올해 제3회 대회는 전국 5개 지역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달 21일 서울 노원구를 시작으로 광주(10월 3일), 충남 천안시(10월 5일), 제주(10월 12일), 경남 창원(미정)에서 순차적으로 대회가 열린다. 대회 코스는 각 지역 별로 지정된 공원에 마련된다. 가장 먼저 대회가 열리는 노원의 경우 로보카 폴리 어린이 교통공원을 두 바퀴 걸으면 완주다.

 ◇ 미라클 365 x 아이스버킷 챌린지 런 
'미라클365 X 아이스버킷 챌린지 런' 참가자들이 코스를 모두 완주한 뒤 다함께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하고 있다. 승일희망재단 공식 블로그 화면 캡처

‘미라클 365런’은 루게릭병 환우를 돕기 위한 마라톤으로, 승일희망재단이 주최한다. 참가비 2만원 중 일부가 국내 최초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쓰인다. 승일희망재단은 루게릭병 투병 중인 전 현대모비스 농구코치 박승일씨와 가수 션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2011년 설립됐다.

대회 코스는 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은 참가자들이 3, 5, 7, 8㎞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해서 달릴 수 있다. 코스를 모두 완주해서 돌아오면 다 함께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한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루게릭병 환우와 함께 한다는 취지로 양동이에 담긴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캠페인이다. 2014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얼음 물을 뒤집어 썼을 때 근육이 수축되는 느낌을 통해 루게릭병의 아픔을 느껴보고, 기부도 하자는 것이 목표다.

지난 6월 서울 동작구 노들나루공원에서 열린 제8회 미라클 365 캠페인에는 약 1,000명이 참가했다. 지난 10일 제주에서 열린 대회에도 약 100명이 참여했다. 대회는 재단 설립 이후 매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올해 참가하지 못 했다면 내년에 도전해보자.

 ◇ 월경런 
지난 5월 빅워크가 주최한 기부 마라톤 '월경런' 홍보 포스터. 대회 참가자들이 1km를 걸을 때마다 취약계층 여성에게 생리대 1개가 기부된다. 빅워크 공식 홈페이지 캡처

‘월경런’은 사회공헌 플랫폼 ‘빅워크’에서 주관하는 기부 걷기 페스티벌이다. 빅워크는 2013년부터 올 8월까지 총 21회의 걷기 페스티벌을 진행하고 모인 돈을 기부해왔다. 월경런은 그 중 하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취약계층 여성에게 생리대를 지원하기 위한 기부 마라톤이다.

월경런은 지난 5월 서울숲에서 처음 개최됐다. 참가자가 정해진 코스 3㎞를 완주하면 참가자가 달린 1㎞당 생리대 1개씩, 총 3개의 생리대가 취약 계층에게 기부된다.

빅워크는 지난 9일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취지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후원 시설인 ‘나눔의 집’에 참가비를 기부하는 ‘라이트런’을 진행했다. 지난달 13일에는 돼지띠 소아암 환우들을 돕기 위한 ‘피그런’을 개최하기도 했다.

정유정 인턴기자 digit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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