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종 아파트 특별분양 받아 ‘이사비 지원+취득세 면제’ 혜택만 챙긴 김현수

입력
2019.08.29 04:40
수정
2019.08.2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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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 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 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세종시의 아파트를 특별분양 받은 뒤 거주하지도 않으면서 이사비 지원, 취득세 100% 면제 등 각종 혜택을 챙긴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인 박주현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12년 9월 세종시 종촌동의 전용면적 85㎡(약 26평)짜리 아파트를 2억9,700만원에 분양 받았다. 이후 김 후보자는 세종시 이주 공무원들에 제공된 혜택을 살뜰히 누렸다. 우선 그가 해당 아파트를 분양 받은 것은 세종시 신규 분양 아파트 중 최대 70%를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 등에 우선 공급하는 특별 공급 정책에 따른 것이었다. 이후 김 후보자는 이사 비용 명목으로 2013년 약 58만원을 받은 데 이어, 2014년에는 지방 이주 공무원이 받는 취득세 100% 면제 혜택도 누렸다. 그가 아낀 취득세는 326만7,000원이었다.

문제는 김 후보자가 2014년 완공된 해당 아파트에 실제 거주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완공 당시 대전 오피스텔에 거주 중이었던 김 후보자는 2017년 6월 농식품부 차관으로 승진한 뒤 세종시의 농식품부 관사에 입주했다. 해당 아파트는 내내 세를 줬다. ‘관테크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박주현 의원은 “김 후보자는 2013년과 2014년 매달 20만원씩 세종시 이전 지원금 명목으로 총 480만원을 받았다”며 “세종시 거주를 전제로 하는 아파트 특별 공급과 이사비 지원, 취득세 면제 등 각종 혜택을 누리고도 해당 아파트에 살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같은 면적의 해당 아파트는 지난달 기준 4억원 안팎에서 실거래 되고 있다.

김 후보자 측은 “이사 비용은 가족과 함께 사는 경기 성남 자택에서 대전 오피스텔로 이사 갈 때 지원 받은 것”이라며 “공무원 여비 규정상 대전, 공주, 조치원 등은 세종시 권역에 포함돼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은 것은 오피스텔 임차 기간과 아파트 임대 기간이 계속 엇갈렸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1가구 2주택자인 김 후보자는 장관에 취임할 경우 세종시 아파트를 처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현재 조합원 자격으로 경기 과천 중앙동 소재 아파트(과천 푸르지오 서밋)의 분양권(10억7,400만원)도 보유하고 있다. 김 후보자가 1996년 구입한 빌라가 재건축된 아파트로, 현재 시세는 약 18억원에 달한다. 김 후보자의 주민등록초본에 따르면, 그는 해당 빌라를 구입한 이후 거주한 적이 없어 ‘투기 의심’도 일고 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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