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압수수색 허 찔린 민주당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입력
2019.08.27 13:21
수정
2019.08.2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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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검찰개혁 방해 의도” 격앙

청와대도 “낼 입장 없어” 불쾌함 표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해 입장을 밝힌 뒤 엘리베이터에 올라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해 입장을 밝힌 뒤 엘리베이터에 올라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관련 압수수색에 ‘검찰개혁을 방해하기 위한 의도’ 내지 ‘조 후보자를 흠집 내기 위한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낼 입장이 없다”는 침묵으로 불쾌함을 내비쳤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7일 국회 브리핑에서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둔 시점에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이로 인해 청문회의 정상적 진행에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서울 중앙지검은 오늘 오전 조 후보자를 둘러싼 입시, 사모펀드, 학원재단 등 관련 사건 수사를 위해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등에 대한 전방위적 압수수색에 나섰다.

홍 수석대변인은 “이번 압수수색이 검찰개혁을 방해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니길 바란다”며 “검찰은 인사청문회 결과를 보고 검증 과정에서 해소되지 않은 의혹이 있다면, 그에 대한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이어 기자들과 만나 “압수수색을 한다고 당장 뭔가를 밝히는 것도 아니고 최소 6개월이 걸린다”며 “후보자에게 흠집이 있는 것처럼 비춰질 뿐”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 개혁론자인 조 후보자의 낙마를 위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길 바란다”며 “수사가 진행되면 증인들이 증언을 회피할 수 있어 청문회에도 방해가 된다”고 했다.

Figure 2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압수수색에 돌입한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취재진이 압수수색 종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Figure 2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압수수색에 돌입한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취재진이 압수수색 종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여권 인사들은 조 수석의 압수수색 사실을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본보 통화에서 “사전에 전혀 몰랐다. 아무리 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수사하라고 했더라도 이럴 수가 있나”며 “조 후보자를 낙마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홍 수석대변인도 “사전에 연락을 받지 못했다.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청와대는 조 후보자의 압수수색에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당에서 입장을 내는 걸로 아는데 우리들은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했다. 기자들의 관련 질문이 이어졌음에도 강 수석은 “특별한 입장 없다”고 침묵을 지켰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이날 처음으로 출근을 하지 않은 조 후보자는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압수수색에 대한 의견을 밝힐 예정으로 알려졌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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