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크기 설정

강릉고 최정문이 2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경남고와 준결승에서 7회초 동점 득점을 올리고 있다. 경남고 포수는 전의산. 배우한 기자

‘승부사’ 최재호 감독이 이끄는 강릉고가 창단 44년 만의 전국대회 첫 우승까지 1승만 남겨 놓았다.

강릉고는 2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7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결승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경남고를 18-7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1975년 창단한 강릉고는 봉황대기에서는 4강도 처음이며 청룡기에서만 두 차례(2007ㆍ2019년) 준우승한 게 최고 성적이다. 2016년 강릉고 지휘봉을 잡은 최재호 감독은 개인 통산 9번째 우승 도전이다. 그는 강릉고 부임 전까지 33년 간 덕수상고(현 덕수고)와 신일고를 이끌며 전국대회 8회 우승을 일군 고교야구 대표 명장이다.

반면 주전 3명을 청소년대표팀에 보내고도 탄탄한 조직력으로 8강에서 고교야구 최강자 유신고를 돌려보냈던 경남고는 강릉고의 벽까지 넘지는 못했다.

4강 진출팀 중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강릉고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예상 외의 접전으로 전개됐다. 경남고는 1회말 공격 2사 후 3번 고영우(3년)의 볼넷에 이어 4번 전의산(3년)의 좌중월 2루타로 기선을 제압했다. 1-0으로 앞선 5회에는 8번 선두타자 안민성(1년)의 좌전안타와 희생번트로 만든 2사 3루에서 2번 함준(3년)의 중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아 ‘대어’를 낚는 듯했다.

하지만 강릉고는 경남고의 수비 집중력이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6회 상대 배터리의 연속 폭투로 1점을 따라붙은 뒤 7회에도 5번 선두타자 최정문(2년)의 타구를 직접 잡으려다 3루타를 만들어준 경남고 좌익수 이용준(2년)의 실책성 플레이에 편승해 동점에 성공했다.

연장 승부치기에서도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았다. 10회 공방에서 3점씩을 주고 받아 5-5. 11회에도 2점씩을 뽑아 다시 원점이 됐다.

승부는 12회에서야 갈렸다. 강릉고는 7-7로 맞선 1사 만루에서 2번 정준재(1년)의 적시타로 균형을 깬 뒤 전민준(2년)의 2타점 적시타, 최정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1-7을 만들고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이동준(2년)의 좌월 싹쓸이 2루타가 터져 14-7로 달아나 경남고의 백기를 받아냈다. 뒤늦게 봇물처럼 타선이 터진 강릉고는 이후에도 홍종표(3년)의 3점홈런 등으로 12회에만 11점을 몰아쳤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저학년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면서 “처음 부임했을 때 열악한 환경에서도 잘 따라와준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web_cdn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