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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국대 의대 교수는 “2주 만에 논문 제1저자, 불가능” 글 올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씨가 고등학생 시기 의학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과 관련해 최근 현직 교수들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사진은 조 후보자가 9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 출근하며 발언하는 모습.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고등학생 시기 의학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과 관련해 연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현직 교수들이 해당 논란에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는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제1저자 표시에 부정행위가 있다”며 대한병리학회지에 제출된 소아병리학 관련 논문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해당 논문의 책임 저자인 장모 교수와 같은 학과에 몸담고 있다.

박 교수는 “국제적인 기준에도, 국내 연구윤리 지침에도 제1저자 기준이 있다. 제1저자는 데이터ㆍ정보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거나 그 결과를 해석하고 원고의 초안을 작성한 자로, 책임 교수가 마음대로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거의 모든 의대 교수들은 고등학생이 2주 만에 위 논문의 제1저자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문제점 하나만으로도 논문은 철회돼야 한다”고 적었다.

또 23일에도 “의사들은 고등학교 문과 2학년 학생이 2주 동안 새벽부터 밤까지 실험과 분석에 참여해도 제1저자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안다”며 “(보도를 보니) 연구 설계, 진행 상황 점검, 분석 등을 한 A 교수가 조씨를 실험실에서 본 적 없고, 장 교수와 실험 결과도 논의했지만, 조씨는 분석 당시 없었다고 증언했다. 논문을 철회하거나 제1저자를 박탈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조 후보자가 몸담았던 서울대에서도 쓴 소리가 이어졌다. 논문 게재 당시 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이었던 서정욱 서울대 의대 교수는 “지금 상황은 책임저자가 각 저자들의 역할에 대해 편집인을 속인 연구논문ㆍ출판 부정행위에 해당한다”며 “저자는 논문의 중요한 구성요소이기 때문에 저자가 잘못됐다면 저자를 수정하거나 논문 전체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고등학생이던 제1저자는 저자로 등재되는 것이 무슨 의미인 줄도 모른 채 선물을 받은 것이고, 그 아버지도 비슷한 수준의 판단을 했던 것 같다. 안타깝다”고 글을 남겼다.

성원용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SNS에 “고등학생이 2주 동안 인턴을 하면서 쓸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것 같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가 삭제했다. 다만 “연구윤리 위반이니 논문을 철회해야 한다”는 서정욱 교수 의견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다른 저자가 제1저자가 돼야 하는데 불이익을 주고 인턴에게 제1저자를 줬다면 윤리적 책임이 있다”면서도 “기여도 이상으로 좋게 평가해서 조씨에게 제1저자를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논문을 보니 고등학생이 윈도우 컴퓨터로 통계를 돌려 간단히 결과를 낸 내용 같다”며 “실험노트 정리 수준의 논문이라면 지도교수가 학생에게 제1저자를 주자고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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