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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건 방한 맞춰 대미 논평… “미국 때문에 한반도 정세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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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방한 이틀째인 21일 북한은 전날 종료된 한미 연합지휘소훈련 등을 거론하며 미국이 한반도 정세 악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한미 연합훈련 주체로 남측을 주로 지목해 비난해온 북측이 과녁을 미국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의 자위적 국방력 강화조치는 정당하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미국의 변함없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은 우리 국가를 잠재적, 직접적 위협들을 제거하기 위한 자위적 대응조치들을 취하는 데로 떠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한미 연합지휘소훈련과 우리 정부의 미국산 최신 무기 도입을 “미국의 무분별한 전쟁연습 소동과 무력증강 책동”이라고 표현한 뒤 “긴장이 격화되면 관계가 개선될 수 없고 대결이 고취되고 있는 속에서 건설적인 대화와 진정한 평화가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그간 수차례 한미 연합훈련을 비판했지만, 비난의 초점은 주로 미국이 아닌 한국이었다. 하지만 앞서 17일 “미국은 이번 (군사)연습이 모의훈련이라고 떠들어대며 별의별 요술을 다 피우고 있다”고 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기점으로 대미 비난 수위를 다시 높이고 있다.
북한이 이번 주 들어 대미 비판을 재개한 것은 20일 시작된 비건 대표의 방한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비건 대표는 전날인 20일 한국에 도착해 이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연쇄 회동하고 있다. 비건 대표를 향해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을 꺼내 들어, 추후 북미 실무협상에서 자신들의 체제 안전보장 요구를 미국이 받아들이도록 압박하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북한의 이번 대미 메시지가 북미 물밑 대화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하노이 회담 결렬이라는 실책이 있기 때문에 북한은 이번엔 자신들의 입장을 미국에 사전에 충분히 알린 후 타협 가능성이 보일 때 공식 협상에 임하려 할 것”이라며 “협상에서 논의될 만한 요구사항들을 북한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양측이 이미 서신 교환 등을 통해 각자의 입장을 일부 전달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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