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난에도… 문 대통령 “평화경제 천금같이” 강조

입력
2019.08.19 17:30
수정
2019.08.20 00: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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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그릇 다루듯” 한반도 평화 의지, 北엔 “대화 방해 줄여야” 촉구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우리가 평화롭고 강한 나라가 되려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일”이라며 ‘평화경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평화경제 구상을 담은 광복절 경축사를 북한이 맹비난한 지 사흘 만이다. 문 대통령은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흔들림 없이 전진시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ㆍ보좌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광복절 경축사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평화경제는 우리 미래의 핵심적 도전이자 기회”라면서 평화경제 화두를 다시 꺼냈다. 남북 공동 번영은 상호 협력으로서 가능하다는 신념을 재확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5일 수보회의에서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으로 평화경제를 언급한 데 이어, 15일 경축사에서도 이를 실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북한은 16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로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남북미가 대화를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주목하며 “언제 터질 지 알 수 없는 고조됐던 긴장에 대한 우려와 때맞춰 열리게 된 평창올림픽의 절묘한 활용, 남북미 지도자들의 의지와 결단에 더해서 기적처럼 어렵게 만들어낸 것”이라고 그간의 성과를 새삼 상기했다. 이어 “이 기회가 무산된다면 언제 다시 이런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지 알 수 없다”며 “천금같이 소중하게 여기고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고 했다. 이는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으로 긴장을 조성하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대화에 도움이 되는 일은 이행하고 방해가 되는 일은 줄여가는 상호간의 노력까지 함께 해야 대화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뒤,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한걸음씩 나가가는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를 막 시작한 지난해 초에도 참모진에게 “(남북 문제를) 유리그릇 다루듯 다루라”고 지시한 바 있다. 모두발언에 일본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발언은 없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연장 시한(24일) 등을 앞둔 상황에서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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