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ㆍ노무현 서거 10주기 사진전서 ‘적통’ 강조한 민주당

입력
2019.08.16 17:10
수정
2019.08.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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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추미애 상임고문, 설훈 민화협 상임의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원순 시장 등이 16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사진전에서 전시된 사진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추미애 상임고문, 설훈 민화협 상임의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원순 시장 등이 16일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사진전에서 전시된 사진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끝까지 잃지 않은 국가와 역사에 대한 책임의식과 국민을 사랑한 따뜻한 마음으로 더 나은 세상 만들어나가는 데 매진하겠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김대중ㆍ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 차원에서 두 전직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기획한 ‘김대중ㆍ노무현 대통령 10주기 추모 사진전’에서다. 최근 ‘김대중 정신’을 표방한 민주평화당의 균열 틈을 타 ‘적통’ 경쟁에서 앞서나가려는 행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시민청에서 열린 행사에서 추도사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은 저의 정치적 스승이었고, 노 전 대통령은 저의 정치적 동지였다”며 “두 분께서 그 시대에 엄두도 내지 못할 민주주의와 평화를 실현했고 좌절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결국 새 시대를 열고 한반도 평화의 초석을 놓았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특히 “매월 8월이면 김 전 대통령과 마지막 식사 자리가 떠오른다”며 “당시 보수 정권에서 역행하는 민주주의에 대해 걱정했다. 다행히 촛불혁명 이후 문재인 정부가 수립돼 고인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 정부와 집권여당이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했다는 점을 유독 강조하려는 차원으로 읽힌다.

민주당과 함께 김대중도서관, 노무현재단,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공동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이 대표의 적통 계승 발언에 이어 두 전직 대통령의 정신을 앞세워 총선에서 승리를 이끌겠다는 포부도 나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우리를 민주주의와 복지의 바른길로 인도하고 평화 통일이라는 더 큰 길로 갈 수 있게 확고한 신념을 심어줘서 감사하다"며 “김대중ㆍ노무현의 길과 박정희와 그 후예의 길이 경쟁하는 현실에서 멋지게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리는 올해 1월 이 대표가 “당에서 각별하게 10주기를 잘 모시는 행사를 기획하겠다”고 밝히면서 만들어진 행사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평화당 분당 사태 직후여서 ‘DJ 적통 계승’을 매개로 범여권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현 정부는 노 전 대통령 뜻을 계승하며 촛불시민과 함께 출범한 정부”라며 “이날 행사는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하나다라는 걸 부각하면서 김 전 대통령의 적통을 잇겠다는 의미의 행사”라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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