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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9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시종 충북지사, 홍보대사인 배우 김성규, 운영위원장인 이두용 감독, 오동진 총감독. 연합뉴스.

올해 공식 출범하는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가 일본 검객 영화 ‘자토이치’ 특별전을 취소했다. ‘자토이치’ 스틸사진 이미지로 제작한 포스터도 교체됐다. 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경제 보복으로 촉발된 한일 갈등이 문화 교류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오동진 총감독은 ‘자토이치’ 특별전 취소를 알렸다. 오 총감독은 “영화제가 열리는 충북 청주시에 반도체 업체 하이닉스가 있다”며 “한일 갈등으로 직격탄을 맞는 국내 업체 중 하나다. 지역민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자토이치’는 앞을 보지 못하는 검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액션 시리즈다. 뛰어난 작품성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사무라이 무술을 소재로 다루기에 일본색이 강한 작품이기도 하다.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에서는 총 4편이 상영될 예정이었다. 오 총감독은 “상영 취소 결정에 대해 이론도 있을 것이나 우리 영화제로서는 수많은 고민 끝에 그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토이치’ 이미지를 활용했던 영화제 포스터는 장검을 든 검객의 이미지로 새롭게 디자인됐다. 문재인 정부 1주년 캘리그래피를 제작하고 전 세계에 보급되는 태권도 단증을 디자인한 이진혁 작가가 새 포스터를 작업했다.

‘자토이치’ 특별전 상영작 4편 외에도 일반 섹션에 초대된 일본 영화 4편 중 2편이 상영 취소됐다. 월드 섹션 상영작인 쓰카모토 신야 감독의 ‘킬링’과 다큐멘터리 섹션의 ‘부도: 무술의 미학’은 정상적으로 관객을 만난다.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는 30일 개막하는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과 연계해 진행된다. 29일부터 내달 2일까지 충북 충주시와 청주시 일대 영화관에서 열린다. 흥행과는 별개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무예ㆍ액션 장르 영화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다. 7개 섹션에 20개국 영화 51편이 초청됐다. 개막작은 다큐멘터리 영화 ‘생존의 역사: 보카토어’가 선정됐다. 캄보디아 전통무술 보카토어의 대가이자 크메르 루즈 대학살의 생존자인 션 킴 산이 사라진 보카토어를 복원하기 위해 투쟁하는 과정을 5년간 밀착 취재한 작품이다. 폐막작은 홍콩의 중견 감독 프룻 첸의 본격 액션 영화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구룡 불패’가 선정됐다.

특급 스타의 내한도 예정돼 있다. ‘블레이드’ 시리즈로 유명한 할리우드 액션 스타 웨슬리 스나입스, ‘나우 유 씨 미’ 무술감독이자 스턴트 배우로 활약 중인 척 제프리스가 내한해 29일 개막식에 참석하고 영화제 기간에 관객을 직접 만날 예정이다.

‘용호대련’과 ‘무장해제’ 등 1970~1980년대 한국 액션 영화를 다수 연출한 이두용 운영위원장은 “과거 액션 영화는 폭력 영화라는 인식 때문에 2류 취급을 받았지만 산업적 측면에서 액션 영화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며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가 우리만의 액션 장르로 세계에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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