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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을 위해 만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5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미중 간 무역전쟁이 강대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중국이 미국에 더 강력한 보복을 가하기 위해 자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대량 매도하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온다. 중국 자신도 막대한 피해를 입겠지만, 내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한 최후의 무기로 ‘미국채 매도’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CNN 방송은 7일(현지시간) 중국의 보복 시나리오를 예상하는 기사를 통해 중국이 다툼의 결판을 보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최후의 무기인 '핵옵션'으로 미국 재무부 채권을 지목했다. CNN은 "이론상으로는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1조1,000억달러(약 1,330조원) 규모의 미국 국채 가운데 일부를 팔아치워 채권시장에 패닉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이 최근 미국 수입품 전체로 고율관세를 확대한다는 경고를 내놓자 이에 대항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 또 위안화 약세를 방치하는 방식으로 환율을 무기화하고 있다. 미국은 이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제재를 검토하고 추가관세를 계속 추진했으나, 중국은 이날도 인민은행 고시환율도 달러당 7위안 이상으로 설정해 강경노선을 견지했다.

이처럼 미중 무역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되면서 미국에 대한 중국의 반격 수단을 두고 여러 전망이 뒤따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대량 매각하는 방안을 가용한 보복 수단으로 주목했다. 그러나 미중 통상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거론된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설’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이 크다. 미국 못지않게 중국에 돌아갈 피해도 막대한 까닭이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대거 팔면 채권 시장에 공급량이 늘어 국채 가격이 내려간다.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가기 때문에 수익률(금리)은 급격하게 상승한다. 국채 금리는 기업·가계의 부채 이자를 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미국 내 각종 부채를 갚는 데 드는 비용이 늘면서 미국의 경제성장에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도 나머지 국채에서 손실을 보게 된다.

또 투매에 따른 결과가 중국이 현재 추진하는 전략과는 맞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통제해 자본탈출을 막기 위해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을 이용하려고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중국이 미국 국채를 팔면 국채 가격이 하락해 외국 자본이 미국 국채로 몰려가면서 중국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외국 투자를 유치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컨설팅 기업 유라시아그룹의 마이클 힐슨은 "중국은 무역전쟁 동안 위안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외국자본 유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서는 중국이 내상을 입더라도 보다 강력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노무라 증권의 수석 금리 전략가 마츠자와 나카는 "많은 투자자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서라면 경기침체마저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 중단부터 위안화 환율 무기화까지 자국에도 피해를 줄 수 있는 위험성이 높은 보복 조치들을 행하는 것은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아 민주당 출신 대통령과 더 나은 무역 협상을 하겠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UBS의 마크 헤이펄리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이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농촌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을 약화하기 위해 농산물 구매를 추가로 줄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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