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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턴 “한일 등 동맹 방어” 공개 거론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아시아 지역 중거리 미사일 배치’ 추진 구상에 중국과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6일(현지시간) 이와 관련해 “(아시아 주둔) 우리 군대와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 방어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지상발사형 재래식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 미중 갈등이 안보 분야로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볼턴 보좌관은 1987년 미국과 소련(현 러시아) 간에 맺은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의 효력이 상실된 이후의 미사일 배치 문제와 관련, 중국의 위협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3일 지상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을 아시아에 배치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는데, 이는 미국이 INF 조약에서 탈퇴한 지 하루 만에 중국 견제 의도를 드러낸 것이어서 큰 파장을 낳았다. 당시 에스퍼 장관은 배치 예상 지역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고 뉴욕타임스 등이 한국과 일본, 호주 등을 후보 국가로 제시했다.

볼턴 보좌관도 이날 새로운 미사일 배치 가능 지역을 직접 말한 건 아니지만, 동맹 방어 문제를 들어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 언급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미사일 배치를 검토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중국은 이미 그런(중단거리) 미사일 수천 개를 배치해 놨다”면서 “그들은 INF 조약 서명국이 아니었고, 그래서 자유롭게 그들이 원하는 것(중단거리 미사일 개발)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 조약에서 탈퇴한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중국 견제’의 목적임을 명확히 한 셈이다.

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7일 일본을 찾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만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중국에 대한 견제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를 만나 “(중국의)군사적 행동이나 계획적으로 하는 약탈적 경제 행위가 우리가 지키려는 국제 규칙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볼턴 보좌관은 최근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에 대해 “더 긴 사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지 않는다는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아주 주의 깊게 (북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도 덧붙였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행위가 북미 정상 간의 약속을 깨는 것은 아니며, 따라서 미국 정부가 크게 문제 삼을 생각은 없다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발언을 통해 북한 측에 간접적인 경고 메시지도 함께 보낸 성격이 담겨 있다고 보여진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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