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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문가 경고 “수출 규제 유지? 5년 뒤 일본 반도체산업 소멸”

입력
2019.08.01 11:10
수정
2019.08.0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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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전문가 유노가미 다카시 ”삼성ㆍ하이닉스, 대체재 찾고 나면 일본 업계 대타격 전망” 

 “일본 수출 규제는 진주만 공습…아베, 석고대죄 필요” 주장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유지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일본의 반도체산업 전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일본 전문가의 분석이 눈길을 끌고 있다.

히타치 등 반도체 기업 엔니지어 및 대학교수로 30여년간 활동해 온 유노가미 다카시(湯之上隆) 미세가공연구소장은 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계속 이런 상태의 수출 규제를 유지한다면 향후 5년 뒤에는 일본 전체의 반도체산업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시 소장은 ‘일본 반도체 패전’, ‘일본 전자 반도체 대붕괴의 교훈’과 같은 책을 저술한 일본 반도체산업 전문가다. 그는 지난달 18일에는 반도체 전문 매체 ‘EE타임즈’ 일본어판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 기업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일본 정부는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카시 소장은 “단순히 공급시장뿐만이 아니고 재료와 장치, 그리고 모든 비즈니스 분야를 다 포함해서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삼성이나 하이닉스가 피해를 보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일본의) 세계적인 전기기기 메이커들이 타격을 입어 지금 일본 정부에 분노를 표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반도체 핵심소재 중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3개 품목의 한국 수출을 규제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한국을 일본의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ㆍ안보 우호국)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도 2일 일본 각의(국무회의) 의결을 남겨둔 상황이다.

다카시 소장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큰 부분을 담당하는 D램과 낸드메모리 등의 생산이 불가능해지면 주요 재료인 레지스트와 불화수소를 대체할 수 있는 수입원을 찾는 기간이 약 1년 정도 걸릴 것”이라며 “이 두 가지 재료를 대체할 수입원을 찾게 될 경우 2~3년이 지난 후 점점 일본산 재료는 배제가 될 것이고, 이후 일본에서 들어오는 반도체 재료와 그외 제조장치까지 완전히 배제돼 한국에 공급하는 일본 업계의 대타격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안보를 수출 규제의 근거로 드는 것에 대해 “한국에 수출하는 것을 규제한 세 가지 재료는 한국뿐만 아니고 대만, 중국, 미국, 유럽 등지에 수출되고 있는데 보안상 이유로 수출을 규제해야 된다면 제일 먼저 규제해야 될 곳은 중국과 대만”이라며 “왜 한국만 수출 규제를 당해야만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해결책으로는 “가능성은 정말 낮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위시한 고위 간부들이 한국 정부에 직접 방문해 일본의 도게자, 한국의 석고대죄와 같이 큰 사죄를 하지 않으면 이 비즈니스 신용 관계는 회복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한마디로 비유하면 진주만 공습과 같은 형식”이라며 “G20 정상회담 때 아베 총리는 전 세계에서 모인 대통령을 대상으로 자유무역을 주장하는 발표를 했는데 다음날 바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해 세계적으로도 신용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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