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크기 설정

<10> 동남아 최대 쓰레기산을 가다

※ 인사할 때마다 상대를 축복(슬라맛)하는 나라 인도네시아. 2019년 3월 국내 일간지로는 처음 자카르타에 상주 특파원을 파견한 <한국일보>는 격주 목요일마다 다채로운 민족 종교 문화가 어우러진 인도네시아의 ‘비네카 퉁갈 이카(Bhinneka Tunggal Ikaㆍ다양성 속에서 하나됨을 추구)’를 선사합니다.
동남아 최대 쓰레기 매립지가 있는 인도네시아 반타르그방 지역의 투나스물리아자연학교 학생이 지난달 24일 직접 만든 태극 부채를 보여주고 있다.

동남아시아 최대 쓰레기 매립지인 서부자바주(州) 브카시의 반타르 그방 지역은 인도네시아의 골칫거리다. 5개 쓰레기산에 2,000만톤 이상의 쓰레기가 쌓여 있고, 지금도 매일 7,000~8,000톤의 쓰레기가 들어온다. 수용 능력의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게다가 모든 쓰레기가 자카르타에서 온 것이라 브카시 시민들의 불만도 크다. 브카시 지방정부가 쓰레기 매립 비용을 자카르타에 요구하면서 지역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동남아 최대 쓰레기산인 인도네시아 반타르 그방 매립지에서 넝마주이들이 쓸만한 쓰레기를 줍고 있는 모습.

폐기물 발전소가 하나 있긴 하지만 용량이 100톤에 불과하고, 그마저 풀(full)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규모가 큰 대체 발전소 건설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환경부 산하 환경공단이 해결사로 나섰다. 2018년 1월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수행한 데 이어 8월부터 세부 타당성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정도로 예상되는 1,000톤 규모의 폐기물 발전소 공개 경쟁 입찰에 맞춰 오래전부터 착실히 준비해 온 것이다.

우리나라 환경부 산하 환경공단과 현지 협력업체 팍스 글로벌 직원들,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 대사관 관계자, 투나스물리아자연학교 학생과 교사들이 지난달 24일 환경공단의 컴퓨터교실 기증을 기념하며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반타르 그방 매립지는 약 20년간 특별한 계획 없이 비(非)위생적인 단순 투기로 운영되고 있다.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복토 작업은커녕, 매립된 쓰레기 위에 다시 쓰레기를 쌓고 있다. 이에 환경공단은 침출수를 위생적으로 처리해 악취를 줄이고, 쌓여있는 쓰레기를 파내 잘 타는 물질만 골라 태우면서 고효율 발전을 하는 우리나라의 앞선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파낸 자리는 친환경 매립지로 거듭난다.

낙찰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환경공단은 주변 빈민 마을 및 학교와의 유대관계를 통해 점수를 따고 있다. 자카르타 지방정부 관계자들은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도록 설계 및 시공 뒤 쓰레기들이 처리되는 한국의 위생 매립지 시설들을 살펴보고 왔다.

동남아 최대 쓰레기산인 인도네시아 반타르 그방 매립지 중턱에 있는 식당 풍경.

환경공단 컨소시엄이 공사를 따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동남아시아에 짓게 되는 첫 민간 폐기물 발전소가 된다. 이번에 봉사단을 이끌고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박찬호 환경공단 경영기획본부장은 “임직원이 십시일반 마련한 봉사기금을 동남아시아 최대 쓰레기 매립지 주변 아이들에게 쓰게 돼 기쁘다”라며 “발전소 사업을 맡아 인도네시아의 환경 개선에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반가운 소식을 기대한다.

브카시=글ㆍ사진 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web_cdn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