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범 중앙지검장 취임 일성 “중죄는 필벌, 가벼운 죄엔 관용”

입력
2019.07.31 10:34
수정
2019.07.3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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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반칙적 범죄와 민생범죄에 눈감지 않는 검찰이 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배성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반칙적 범죄와 민생범죄에 눈감지 않는 검찰이 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최대 검찰청 수장에 임명된 배성범(57ㆍ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31일 첫 출근과 함께 “중한 죄는 필벌하고 가벼운 죄엔 관용을 베풀겠다”며 부정한 권력 남용이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부당이익 취득을 단속하는데 검찰권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배 지검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최근 정치ㆍ사회ㆍ경제적 권력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기준을 벗어나 왜곡돼 행사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 지 생생하게 지켜봐 왔다”면서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반칙적 범죄,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사회적 약자 등 민생을 해하는 범죄에 눈 감지 않는 검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의 공정성과 정당성 침해하는 선거범죄 △공공적 영역에서의 부패와 비리 △각종 부정과 탈법으로 국가재정에 손실 초래하는 행위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공정 경쟁 저해하는 행위 △소비자 신뢰 악용 △국민 생명과 안전 보호하기 위해 합의된 법적 절차 도외시하는 행위 등을 대표적인 ‘반칙적 범죄’로 규정했다.

배 지검장은 “사회공동체의 공공적 가치를 파괴하는 반칙적 범죄에 우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중소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대내외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중죄필벌(重罪必罰)’, ‘경죄관용(輕罪寬容)’의 정신을 되새겨 달라”고 당부했다. 배 지검장은 취임식에 참석한 200여명의 후배 검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는 배성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취임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는 배성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배 지검장은 경남 창원 출신으로 마산고, 서울대를 졸업했고, 윤석열(59) 검찰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서울대 법대 1년 후배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부산지검 특별수사본부 본부장으로 한국선급 해운비리 수사를 담당했다. 서울중앙지검장 임명 직전에는 광주지검장직을 수행하며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전두환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며 이목을 끌었다.

향후 윤 총장과는 기업범죄 등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를 척결하는데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윤 총장은 취임식에서 “권력기관의 정치ㆍ선거 개입, 불법자금 수수, 시장 교란 반칙행위, 우월적 지위의 남용 등의 범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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