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다” 한국당 내부서도 엉덩이춤 질타

입력
2019.06.27 17:40
수정
2019.06.27 19: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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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서 “성인지 감수성 제로” 비판에도… 황교안 대표 “우리 실수만 부각” 언론 탓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우먼 페스타에서 참가자들이 엉덩이춤을 춰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TV 캡처.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우먼 페스타에서 참가자들이 엉덩이춤을 춰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TV 캡처.

자유한국당 일부 당원이 여성정치참여 독려 행사에서 ‘엉덩이춤’을 춘데 대해 여야 4당은 일제히 ‘성인지 감수성’ 부족을 질타했다. 한국당 내에서도 비판과 우려가 나왔지만 정작 황교안 대표는 “언론이 좌파에 장악돼 실수하면 크게 보도된다”고 말해 논란에 대한 진지한 인식보다 엉뚱한 언론탓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울고 싶다. 저만 느끼는 허탈감일까”라며 “국회 안에서는 입에 단내가 나도록 싸우고 있는데, 밖에서는 ‘철 좀 들어라’라는 비판을 받는 퍼포먼스를 벌여야 했냐”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일반 국민들의 정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끼리 모여 춤춘다고 여성 친화형 정당이 된다고 생각하냐”며 “정말 힘 빠지고 속상한 하루”라고 지적했다.

여당 여성의원들은 특히 성인지감수성을 집중 문제 삼았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국당의 성인지 수준이 연이은 막말논란에서도 수 차례 드러났지만 오늘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며 “여성중심 정당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여성을 도구로 당의 승리만을 목표로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규탄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도 페이스북에 “공당에서 그것도 여성위원회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성인지 감수성 제로의 행위까지 나왔다”며 “국회를 이렇게 멈춰 놓은 채 여성당원 바지 내리고 엉덩이 보여주는 공연에 박수치고 환호하는 당신들 도대체 뭐냐"고 꼬집었다.

반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외협력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언론이 좌파에 장악돼 있어서 우리가 좋은 메시지를 내놓으면 하나도 보도가 안 되고 실수를 하면 크게 보도된다”며 “실제 우리 당이 하고 있는 것, 우리 당이 나아가는 방향이 국민과 시민사화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언급은 전날 여성당원 행사에 대한 비판적 보도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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