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오! 베트남] “방언까지 쓰는 한-베 변호사 될래요”

입력
2019.06.27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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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호찌민기술대학교(HUTECH)에서 열린 제2회 베트남 중등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투득고 호앙 지엠 뀌인양. 한국어 공부를 위해 집에서 더 먼, 한국어반이 개설된 고등학교를 택할 정도로 일찍부터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지난 22일 호찌민기술대학교(HUTECH)에서 열린 제2회 베트남 중등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투득고 호앙 지엠 뀌인양. 한국어 공부를 위해 집에서 더 먼, 한국어반이 개설된 고등학교를 택할 정도로 일찍부터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한국과 베트남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변호사가 될 겁니다”

호찌민시 투덕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호앙 지엠 뀌인(17)양은 장래 희망이 변호사임을 밝히면서 “무슨 일을 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뀌인양은 지난 22일 호찌민기술대학교(HUTECH) 대강당에서 열린 제2회 중등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이 같은 포부를 한국어로 또박또박 발표해 대상을 차지했다.

이 같은 결심에는 과거 집안에 닥쳤던 우환의 영향이 컸다. 다섯 가족이 부족함 없이 지낼 수 있을 정도의 기반을 다진 아버지가 사기를 당해 하루아침에 길에 나앉는 모습을 보면서 변호사의 꿈을 가슴에 새겼다. “아버지에게 법률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당하지 않았을 피해였어요. 가족을 지키기 위해 변호사가 되기로 했죠.” 하지만 그 와중에 한국어가 좋아지면서 그 목표는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변호사로 보다 구체화했다.

한국어 공부 계기는 다름 아닌 한국 영화였다. “영화 ‘덕혜옹주’의 내용이 궁금해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는 뀌인양은 “한국어를 배울수록 쉽고, 재미있어졌다”라며 “비슷한 이유로 한국어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관심을 갖는 외국어”라고 전했다. 친구들 대부분이 한국의 대중문화를 통해 한국에 호감을 갖고, 한국에도 접근한다는 뜻이다.

그는 “영어를 제외하면 학교에서 한국어와 일본어가 가장 인기가 높다”라며 “한국어가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뭐니 뭐니 해도 한국 가수와 배우들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뀌인양은 “연예인들의 일상생활을 각종 TV 프로그램을 통해 보면서 한국인들의 삶에 많은 호기심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공부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발음. 그는 “한국은 각 지역마다 방언이 있고, 서로 소통이 어려울 정도라고 들었다”라며 “표준어를 다 공부한 뒤에는 방언도 배워 모든 한국인과 대화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호찌민=글ㆍ사진 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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