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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212. 두 살 추정 어미개 마야와 6개월 강아지 가야, 나야, 다야, 라야

동물자유연대 반려동물복지센터에서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야네 가족. 왼쪽부터 다야, 가야, 나야, 라야. 둥물자유연대 제공

아직까지 도심을 벗어난 지역에는 개를 마당에서 짧은 줄에 묶어 키우거나 아예 목줄 없이 풀어 키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짧은 줄에 묶여 사는 것도 문제지만 특히 방치해서 키우는 개들은 사고를 당하거나, 집을 찾지 못하면 결국 떠돌이 유기견이 되기도 합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2월 경기 파주에서 피부병에 걸린 어미개와 강아지들이 돌아다닌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사진 속 개들은 피부병이 심각한 상태로 보였는데요. 이들 역시 밥을 챙겨주는 주민은 있었지만 주인은 없었습니다. 동물자유연대는 개들이 털이 빠진 상태로 추위를 이겨내야 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닌데다, 고통스럽지만 자연스럽게 낫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구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2월 경기 파주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던 유기견 마야가 낳은 강아지들이 구조된 후 구석에 웅크리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활동가들이 현장에 가보니 유기견 가족은 주택과 논, 밭 등을 돌아다니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개들은 주민이 챙겨주는 밥만 먹고 돌아갈 뿐 사람이 다가가면 바로 도망갈 정도로 경계심이 가득했는데요. 특히 어미개는 밥을 주는 사람일지라도 새끼들에게 다가가면 달려와 접근을 하지 못하게 막는 등 모성애도 지극했습니다. 더구나 어미개가 머리가 좋아서 구조를 위한 포획이 쉽지 만은 않았습니다.

활동가들은 우선 주민이 밥을 챙겨주는 곳이자, 유기견 가족이 잠을 자는 장소인 헛간에 포획틀을 만들고, 어미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새끼 한 마리를 잡아 포획틀 안에 넣어뒀습니다. 어미개도 새끼 한 마리가 기다리는 헛간 안으로 들어가면서 구조할 수 있었고 나머지 새끼 2마리는 뜰채를 이용해 구조했습니다.

지난 2월 동네를 떠돌다 구조된 마야네 가족. 가야(왼쪽부터), 라야, 나야, 다야. 동물자유연대 제공
나야(앞줄 왼쪽), 다야(앞줄 오른쪽), 가야(뒷줄 왼쪽), 라야가 동물자유연대 반려동물복지센터에서 활동가들을 바라보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하지만 어미와 형제들이 잡혀가는 것을 보고 놀랐는지 한 마리가 어딘가에 숨어서 나오질 않았습니다. 결국 다음날 주민의 제보로 강아지가 숨은 곳을 찾으면서 유기견 가족을 모두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검진을 한 결과 강아지들은 피부병이 심각해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것 이외에 다행히 다른 아픈 곳은 없었습니다. 어미개도 피부병 말고는 건강했습니다. 이들 가족은 동물자유연대 반려동물복지센터에서 지내면서 치료도 받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입소 당시 심각했던 피부병도 나아 털도 뽀송뽀송하게 잘 자란 상태이지요.

활동가들은 어미개에게는 마야(2세 추정ㆍ암컷), 강아지들에게는 각각 가야, 나야, 다야, 라야(모두 6개월 ㆍ수컷)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마야네 가족은 아직 모두 겁이 많은 편입니다.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고 사람들을 피해 다니는데요. 하지만 이는 사람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을 뿐이라는 게 활동가의 설명입니다.

조은희 동물자유연대 선임활동가는 “마야네 가족은 새로운 것에 대해 천천히 다가가며 배우고 있다”며 “조금씩 사람의 손길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강아지들은 이제 막 장난감을 갖고 놀 줄도 안다고 하네요.

추운 겨울 네 마리의 새끼들을 잘 지켜낸 어미개 마야. 동물자유연대 제공
아직 겁이 많은 편이지만 조금씩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있는 다야(왼쪽)와 나야. 동물자유연대 제공

마야도 한 때는 한 가정의 반려견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방치되면서 사람과의 관계에는 익숙하지 않 뿐입니다. 강아지들은 아예 사람과 관계를 가질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험난한 길 생활을 끝낸 마야와 강아지들에게 사람과 함께 사는 따뜻함과 행복함을 알려줄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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