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만 검사하면 눈 건강 지킬까?

입력
2019.05.18 09:00
수정
2019.05.1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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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후 1년에 한 번 안저검사 필요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 등 3대 실명질환 급증

눈 질환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안저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대한안과학회 제공
눈 질환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안저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대한안과학회 제공

건강한 눈을 유지하려면 주의해야 할 질환 3가지가 있다. 당뇨병성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 등 3대 실명(失明) 질환이다.

고령층은 특히 이들 눈 질환 발병률이 높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안과학회가 공동 조사한 눈 질환 결과, 40세 이상 눈질환 유병률은 당뇨병성망막병증 19.6%, 나이관련 황반변성(노인성 황반변성, AMD) 13.4%, 녹내장 3.4%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높을수록 이들 질환 발병률이 빠르게 늘어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3대 안과 질환 환자는 2013년 97만명에서 2017년 135만233명으로 38% 증가했다. 녹내장 환자는 87만명, 당뇨병성 망막병증 35만명, 나이관련 황반변성 16만명 가량이다.

문제는 낮은 질병 인지도다. 박기호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안과 교수)은 "안과 검진을 받은 사람은 당뇨병성망막병증 23.5%, 나이관련 황반변성 3.5%, 녹내장 25.8%에 불과하다"고 했다.

스스로 시력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해 시력관리나 치료에 소홀해진다. 대부분 아무런 안과 검진을 받지 않고 있다가 시야가 좁아지고 초점이 맞지 않아 뒤늦게 병원을 찾는다. 이때는 시신경 손상이 심해 시력을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다. 그만큼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을 가능성이 커진다.

안저(眼底)는 시력의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부분인 망막, 시신경 유두과 혈관조직인 망막혈관과 맥락막을 말한다. 안저검사는 눈의 신경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다. 안저촬영은 안저카메라로 촬영하며 시간은 1초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최근에는 무산동(無散瞳) 안저검사가 일반화가 돼 산동을 하지 않고도 촬영할 수 있다. 따라서 통증·감염 등 부작용이 없고 2장의 사진이 기록으로 남아 판독할 수 있다.

박 이사장은 “1년에 한 차례 정도 안저(眼底)검사를 시행하면 이들 3대 실명 질환을 80%가량 예방할 수 있다”며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1년에 한 번 안저검사하는 것을 국가 검진에 도입하면 실명을 크게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표 대한안과학회 홍보이사(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안과 교수)는 “고령층 3대 눈질환은 자각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몇 년간 걸린다"며 "안저검사로 이들 실명 질환을 조기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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