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동 승인 하루 만에... 한빛 원천 1호기도 멈췄다

입력
2019.05.12 15:56
수정
2019.05.12 19:2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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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군 한빛원자력발전소에서 정기 점검을 마쳤는데도 문제가 발생해 원자로가 멈춰서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어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점검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의문마저 제기된다.

12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정기검사 막바지 중 열출력이 제한 기준(5%)을 초과해 한빛 1호기가 10일 수동으로 정지됐다. 원안위 관계자는 “열출력 기준을 왜 넘겼는지에 대해선 추가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빛 1호기는 당시 재가동을 위해 원자로의 핵연료반응 제어 능력을 최종 시험하고 있었다. 원안위는 지난해 8월부터 정기점검을 해온 한빛 1호기에 대해 9일 재가동을 승인했다. 그런데 승인 하루 만인 10일 오전 10시 31분쯤 증기발생기의 수위가 높아지고 보조급수펌프가 돌아가는 이상현상이 나타났다.

현장에 파견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들은 원자로의 열출력이 순간적으로 제한치를 초과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제어능 시험 중에는 열출력이 5%를 넘지 않아야 한다. 열출력 초과가 기계적 문제인지, 인적 오류인지에 대해선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야 확인이 가능하다고 원안위는 설명했다. 한빛 1호기 재가동은 당분간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점검 후 가동을 준비하다 원자로가 멈춰선 사고는 지난 1월 24일 한빛 2호기에서도 발생했다. 출력을 높이던 중 증기발생기 수위가 낮아져 원자로가 자동 정지됐다. 한빛 2호기는 지난해 7월부터 정기점검에 들어갔고, 올 1월 22일 원안위가 재가동을 승인했다. 승인 이틀 만에 멈춰선 것이다. 원안위는 당시 운전원이 증기발생기 수위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점검 중 원자로 주위에서 화재가 발생한 적도 있다. 지난 3월 한빛 1호기에선 원자로 냉각재 펌프와 증기발생기 사이에 있는 배관 보온재에서 불이 나 10분 만에 꺼졌다. 냉각재 펌프에서 새어 나온 윤활유가 보온재로 스며들어 자연발화 했다. 가열하고 식히는 과정이 반복되는 원전에서 불씨가 될 수 있는 윤활유가 흘러 나온 게 화재 전까지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한빛 원전에서 설비 오작동이나 작업자의 실수로 문제가 반복되는 데 대해 안전 대책을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안위 관계자는 “꼭 한빛만의 문제는 아니고, 원전 점검에선 모든 설비를 한꺼번에 정비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운전 기준의 적절성을 확인하고 운전원 교육 절차를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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