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크기 설정

부분 마취로 눈 근육 절제 후 교정…어린이보다 재발 적어

초교 전 치료해야 시력에 영향 없어…영아 내사시는 두 돌 전 수술

임한웅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는 “성인 사시 환자 대부분이 치료법이 없다고 여겨 포기하는데 수술하면 90%가량 고칠 수 있다”고 했다. 한양대병원 제공

사시(斜視)는 양쪽 눈이 바라보는 지점이 각각 다른 시력장애다. 양쪽 눈이 보는 각도가 10도 이상 차이가 나면 다른 사람이 사시인 줄 알아차리게 된다. 사시 유병률은 전 국민의 1~2%에서 생길 정도로 상당히 많다.

안타깝게도 정확한 사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가족력일 수도 있고, 각막·망막 이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신경질환으로 안구운동을 맡은 뇌신경이 마비돼 생기기도 한다. 보톨리눔 톡신을 맞아 근육을 약하게 만들거나, 수술이 필요하다. 조기 진단으로 약시와 같은 합병증의 예방도 중요하지만 성인이 될 때까지 방치되더라도 수술이 불가능하지 않고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하면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

‘사시 치료 전문가’ 임한웅 한양대병원 안과 교수를 만났다. 임 교수는 “성인 사시는 치료되지 않는다는 근거 없는 속설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며 “성인 사시는 수술을 하면 90%가량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사시 종류가 다양한데.

“눈이 안쪽으로 치우치는 내사시, 바깥쪽으로 치우치는 외사시로 크게 나뉜다. 사시의 80%가량이 외사시다. 내사시로는 ‘영아 내사시’와 ‘조절 내사시’가 있다. 영아 내사시는 생후 6개월 안에 발생한다. 원시(2 디옵터 이상)가 심해 생기는 조절 내사시는 2~3세 때에 주로 나타난다. 외사시에서는 집중할 때 눈이 같은 곳을 바라보지만 먼 곳을 보거나 멍하게 볼 때 사시가 나타나는 간헐 외사시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다. 피곤하거나, 감기나 열이 있거나, 졸릴 때 등 특정한 컨디션에서 간헐적으로 생기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성인 간헐 외사시는 술이나 안정제를 먹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방치하면 눈이 항상 바깥으로 빠져 있는 ‘항상 외사시’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시력은 만 6~8세까지 발달하므로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사시·약시를 치료해야 효과가 높다. 다만 영아 내사시는 시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 2돌 이전과 같이 이른 시기에 수술하는 게 좋다는 견해가 많다. 원시가 심해 생기는 조절 내사시는 원시 조절 안경을 통해 호전되기도 한다.

어릴 때 사시가 되면 시력이 잘 발달하지 못해 최종 시력이 나빠질 수 있다. 한쪽 눈이 돌아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약시(안경을 쓰고도 시력이 나오지 않는 상태) 위험도 커진다. 사시라면 양안이 망막에 맺히는 상(像)이 달라져 입체감을 잘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아이가 피곤하거나 멍하게 볼 때 눈이 밖으로 돌아가거나 눈을 자주 깜빡이며 비비는 현상도 발생한다. 눈동자가 돌아가는 빈도와 시간이 점점 길어지거나, 자주 눈부셔 하면서 눈을 찡그린다면 사시를 의심해야 한다.”

사시 종류

-사시를 어떻게 검사하고 치료하나.

“사시 진단법으로는 크게 3가지다. ‘가림 안가림 검사’, ‘프리즘(교정 렌즈)을 이용한 교대 가림 검사’, 신경마비 같은 질병이 있을 때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영상검사’ 등이다. 가림 안가림 검사는 한쪽 눈을 가린 채 가리지 않은 눈으로 사물을 보게 한 다음, 시야를 가렸던 가리개를 치워 사시를 검사하는 방법이다. 프리즘 교대 가림 검사는 프리즘을 돗수 별로 눈앞에 대고, 시야를 가렸다가 보이게 한 눈동자가 가장 적게 움직이게 하는 프리즘 도수를 고르는 것이다. 최근에는 안구 운동을 보고 사시를 판단하는 VR기기나 ‘사시각 측정 기기’들도 나오고 있다(임 교수가 사시각과 눈운동 각도를 훨씬 정확히 측정하는 ‘눈 운동 분석 및 사시각 측정 의료기기’를 개발해 임상에서 무료 측정하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 사시를 확인하면 안경 교정, 가림치료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기본으로 하며, 눈을 움직이는 6개의 근육을 절제해 강화하거나(외안근 절제술, 접침술) 약화시켜(외안근 후퇴술) 두 눈이 방향을 제대로 주시하게 만드는 교정수술을 한다.

어린이 사시 수술은 부정확한 사시각 측정이나 안구 성장 등에 따른 저교정, 과교정으로 재발이 잦다. 반면 성인 사시는 국소 마취로 진행할 수 있고, 조정술 등으로 정확한 교정수술이 가능하다. 수술현미경을 이용하고 외안근 접침술 등으로 더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 성인 사시의 수술 성공률은 80~90% 정도로 소아 사시보다 재발이 적다. 따라서 간헐외사시 수술은 너무 어릴 때 받으면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다. 성인 외사시는 오랫동안 방치해 사시각이 큰 항상 외사시일 때가 많아 교정수술이 필수적이다. 성인 외사시 환자 대부분은 사시라는 사실을 알고도 치료법이 없다고 여겨 포기하고 지내다가 교정수술로 고칠 수 있다는 걸 알면 매우 기뻐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