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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사건’에 연루된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19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이한호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ㆍ성접대 의혹의 ‘키맨’으로 지목된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체포 이틀 만에 석방됐다. 별도의 개인비리 혐의로 윤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김학의 수사에 박차를 가하려던 검찰의 수사 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윤씨를 상대로 구속전 피의자심문 절차를 마친 뒤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계속 구금해야 할 필요성 및 그 구속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의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특히 법원은 이례적으로 ‘수사개시 시기 및 경위’를 영장 기각 사유로 거론했다. 법원이 영장심사에서 수사 경위를 문제 삼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영장청구서에 적시된 윤씨의 혐의가 사건 본류와 무관한 ‘별건 수사’라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신 부장판사는 영장실질심사에서도 별건 수사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부장판사가 “별건 수사라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검찰과 윤씨 측에 질문을 하자 윤씨 측은 영장청구서에 적시된 대다수 혐의들이 수사의 본류인 김 전 차관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윤씨는 “2012년 이후 재개해 열심히 살려고 했는데, 검찰이 과거에 잘못을 해 놓고 이제와 저를 다시 조사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억울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이 윤씨를 전격 체포하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공갈 등 김학의 사건과 상관없는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부터 별건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 사건처럼 중대한 헌법 위반이 있는 것도 아닌데, '먼지털이식 수사'가 결국 재현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하면서 주변 인물들을 먼지떨이식으로 조사하며 망신을 줬던 것과 형식상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별건 수사가 영장 기각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검찰 수사에도 제동이 걸렸다. 우선 윤씨가 소환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씨는 체포 상태에서 받은 이틀간의 검찰 조사에서도 대부분 혐의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맥과 네트워크로 사업을 했던 윤씨의 스타일로 볼 때 향후 수사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검찰의 한 간부급 검사는 “윤씨 같은 피의자는 인맥 관리가 사업과 직결돼 있어 김 전 차관과 같이 자신의 관리 대상인 사람의 범행을 고발하기 보다는 자신이 덮어쓰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구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이 연루된 범행에 대해 진술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학의 수사단은 “구속영장 기각사유를 분석하고 그에 대한 보완수사 후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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