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송홍민의 중거리포, 손흥민만큼 멋지죠

입력
2019.04.11 16:31
수정
2019.04.11 20:0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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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기계 광주 펠리페 등 볼거리 2배라서 ‘K리그2’

부천 송홍민(가운데)이 7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전남전에서 득점을 기록한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부천 송홍민(가운데)이 7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전남전에서 득점을 기록한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요즘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부천은 프로 2년차 송홍민(23)의 ‘원더골’로 뜨겁다. 이름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27)과 비슷해 팬들 사이에선 ‘가짜 손흥민’으로 불렸지만, 최근 두 경기 연속 화려한 골을 터뜨리다 보니 이젠 손흥민의 애칭 ‘우리흥’에 빗댄 ‘우리홍’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송홍민은 K리그2 강호로 꼽히는 부산에 유독 강했다. 지난해 4월 FA컵 3라운드에서 부산을 상대로 약 40m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터뜨린 송홍민은 지난달 30일 K리그 원정경기에선 1-1로 비기고 있던 후반 15분 아크 왼쪽에서 약 30m짜리 강력한 중거리 골을 터뜨리며 탄성을 자아냈다. 지난 7일 전남전에선 후반 15분 상대 수비가 걷어낸 공을 아크 정면에서 30m짜리 하프발리 슛으로 연결, 상대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아 넣으며 홈 구장을 뜨겁게 달궜다.

송홍민은 공격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라 득점 기회가 드물지만, 그의 발에 걸리기만 하면 원더골로 이어지다 보니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요즘 K리그를 검색하면 그의 이름이 함께 오르내린다. 최근 2경기에서 단 3차례 슈팅을 때려 두 골을 성공한 송홍민은 현재 득점 4위에 올라있다. 그는 11일 구단을 통해 “득점 기회가 온다면 주저 없이 슈팅을 때리겠다”고 전하면서 “더 많은 분들께 ‘송홍민’이라는 이름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 대표팀에 승선하고 싶다”고 전했다.

광주의 펠리페(맨 오른쪽)가 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안양과의 K리그2 경기에서 득점한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광주의 펠리페(맨 오른쪽)가 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안양과의 K리그2 경기에서 득점한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2 선두 광주 팬들은 193㎝ 큰 키를 활용한 공중볼 장악에 유연한 발 기술까지 갖춘 펠리페(27ㆍ브라질)의 소나기 골에 흠뻑 젖어있다. 송홍민의 골이 강렬하다면 펠리페는 꾸준한 득점으로 사랑 받는다. 이번 시즌 광주가 기록한 11골 가운데 홀로 8골을 몰아넣으며 득점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평균 수치만 놓고 보면 광주 경기에선 2골 이상 터지고 이 가운데 펠리페가 꼭 한 골 이상 넣은 셈이다. 시즌 전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하며 모든 라운드에서 베스트11으로 선정된 펠리페는 5골로 득점 2위를 달리는 고무열(29ㆍ아산)에도 훌쩍 앞서있다.

지난해 우승팀 아산은 올해 ‘의무경찰’과 ‘민간인’ 선수들의 조화가 어우러지기 시작하며 선두 광주를 승점 2점차로 맹추격 중이다.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서울에 져 아쉽게 승격에 실패한 부산도 지난달 30일 부천전에서 페널티킥으로만 해트트릭을 기록한 호물로(24ㆍ브라질)의 진기록을 내놓는 등 상승세에 올라타 본격 선두경쟁에 나섰다. 최근 수년간 마케팅만큼은 K리그1 어느 팀에 견주어도 부족함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부산은 지난 7일 여성 관중들을 겨냥한 ‘핑크데이’에 이어 이달 말엔 ‘패밀리데이’ 행사를 열어 가족단위 관중을 끌어들인단 계획이다.

명장면이 이어지는 데다 스타들의 활약도 살아나기 시작하며 K리그2에도 훈풍은 이어지고 있다. 경기력이야 K리그1보다 다소 낮을 수 밖에 없다지만 볼거리는 K리그1 못지않다. “볼거리가 2배라 K리그2”라는 얘기가 괜히 퍼진 게 아니다.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올해 치러진 5라운드 평균관중은 2,75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65명)에 비해 33.6% 증가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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