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크기 설정

지난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클럽 아레나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수사관들이 압수한 물품을 차에 싣고 있다. 홍인기 기자

서울강남경찰서가 가해자를 찾지 못해 1년 넘게 미제였던 논현동 클럽 아레나 폭행 사건을 서울경찰청이 재수사에 착수한 지 2주 만에 해결했다. 관할 경찰과 클럽 간 유착 관계로 인해 수사가 미적거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더해지고 있다.

서울경찰청 강력계 미제사건전담팀은 2017년 당시 아레나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했던 A씨를 상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10월 28일 오전 4시쯤 아레나에서 B씨를 폭행해 전치 5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일행이 맡아둔 자리에 보안요원의 안내 없이 합석했다가 A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경찰서가 수사에 나섰지만 1년 넘게 가해자 특정조차 하지 못하면서 이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논현1파출소 경찰관들은 “클럽 측이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장에 들어가지 않았고, 입구 바깥에서 다른 관계자들을 조사하는데 그치는 등 초동조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클럽 버닝썬 집단 폭행 사건으로 촉발된 경찰 유착 의혹이 거세지자 지난달 25일 재수사에 착수한 미제사건전담팀은 클럽 내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진술을 통해 2주 만에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 사실 일부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제사건전담팀이 A씨를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CCTV 영상은 애초 강남경찰서도 확보한 영상이었다. 같은 영상을 보고도 가해자를 찾아내지 못해 강남경찰서의 수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달 초부터 광역수사대 등 합동조사단을 꾸려 경찰과 클럽간 유착 의혹 등에 대해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폭행이 벌어진 경위와 구체적인 상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초반에 수사가 미흡했는지 여부 등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해서도 폭넓게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