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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아들들만 학교에 보냈습니다. 나도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딸이라고 못하게 했습니다.’

여성의 배움이 경시된 시대에 태어나 인생의 끝자락에서야 자신의 이름 석자를 쓸 수 있게 된 할머니들의 이야기.

이번 주 프란이 선택한 콘텐츠는 책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그리고 영화 ‘칠곡 가시나들’ 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모두 1930년대 생으로 일제강점기 우리말과 글이 금지되었던 시대에 태어났습니다. 일찍 남편을 잃고, 자식들을 홀로 키우며 힘든 세월을 겪은 그들은 여든이 넘어 한글 공부를 시작했죠.

여기, 또 비슷하지만 다른 색깔의 책이 있습니다. 저자들의 나이는 제 각각이지만 모두 여성이라는 이유로 글을 배우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평생을 문맹으로 살아온 그들의 일기는 글을 배울 수 없었던 이유로 시작합니다.

'8남매의 맏딸로 태어나 동생들 돌보고 집안일 하느라 공부를 못 했습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생계에 전념하며 스스로를 포기해야 했던 할머니들은 글을 배우며 본인의 이름을 찾아갑니다.

어렸을 적 품었던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래자랑대회에 도전하기도 하고 영어를 배우기도 하죠.

평생 누군가의 어머니, 누이, 아내로만 살아온 할머니들이 드디어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아갑니다. '82년생 김지영'이 지금 시대의 여성의 삶을 말한다면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책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그 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이전 시대 여성의 삶을 그려냅니다. 할머니들은 이제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가 아닌 이름 세 글자로 자신을 소개합니다. 영화는 앞으로의 꿈을 말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오늘의 프란 코멘트

"할머니들의 진짜 이름 찾기 프로젝트"

프란이 선택한 좋은 콘텐츠, 다음 주에도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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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유리 PD yulssluy@hankookilbo.com

정선아 인턴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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