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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 명예 졸업식에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영권 기자

   "2학년 1반 고해인, 김민지, 김민희…" 희생자의 이름을 양동영 단원고 교장이 한 명 씩 부르자 무거운 침묵 속에 잠겨있던 강당 여기 저기에서 부모들의 흐느끼기 시작했다.

    강당 옆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위로는 희생 학생들의 사진과 이름이 나타났다. 5년 전 하늘로 떠나 보낸 귀하디 귀한 아들, 딸들의 이름이 불리자 강당엔 어느새 부모들의 울음바다가 됐다. 희생 학생들의 후배였던 10회 졸업생 이희운 씨는 준비해 온 '졸업생의 편지'를 낭독하는 내내 울먹였다."미소 지으며 다가와 준 선배들에게 감사했다. 감사했다고 보고 싶었다고 묵혀둔 감정을 이제야 꺼낸다"며 "그리운 마음은 해가 지날수록 커지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겠다"라고 선배들의 졸업을 축하했다.

    2학년 7반 '찬호아빠'이자 4·16 세월호가족협의회 전 운영위원장인 전명선 씨는 회고사에 나서 "세월호 참사가 없었더라면 대학 졸업반이 되었을 아들딸이었다. 학생복 입고 친구들과 함께 자리했어야 할 졸업식장에 엄마, 아빠들이 공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명예 졸업식을 지켜보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부모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지만, 눈물을 지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유 부총리는 "부모님들 뵙고 인사드리겠다 생각하고 왔는데 어떤 말씀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아직 우리가 해결해야 많은 일 남은 거 알고 있다. 부총리로서,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부 유족은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에 강당을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서로 안아주고 등을 토닥여 주며 위로했다.안산=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2014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에 대한 명예 졸업식이 열리는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졸업식장 의자에 꽃다발과 학생증이 놓여 있다.고영권 기자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 명예 졸업식에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영권 기자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 명예 졸업식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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