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도 대우조선 인수제안 검토… “참여 가능성 낮아”

입력
2019.02.08 16:50
수정
2019.02.09 00:3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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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앞 조형물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앞 조형물 모습. 연합뉴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삼성중공업도 대우조선 인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이 실제로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8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삼성은 산업은행의 인수제안서 공문을 접수한 이후 경영진 회의를 열어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주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검토 중인 상황에서 변화가 없다”며 “아직 결론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산은은 지난달 31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민영화 기본합의서를 체결하면서 삼성중공업에도 인수제안서를 보냈다. 삼성중공업이 회신 기한인 이달 28일까지 제안서를 내면 산은은 다음달 4일까지 제안서를 평가해 인수자를 결정하고, 나흘 뒤인 8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산은과 현대중공업의 계약은 조건부이므로 삼성중공업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면 기존 계약은 무효가 되고 삼성중공업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될 수 있다.

원론적으로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상승 효과)를 낼 여지는 있다. 각기 잘 만드는 배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상호보완 관계가 될 수 있다. 삼성은 LNG(액화천연가스) 선박, 대우는 유조선(탱커) 선박을 만드는 데 각각 특장점이 있다. 또 삼성은 상대적으로 중ㆍ소형 선박, 대우는 초대형 선박을 잘 만든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제품군의 다양성 확보, 이른바 ‘포트 폴리오 강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는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굴뚝 산업’을 키울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점 등에서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대우조선 매각설이 나올 때마다 인수할 뜻이 없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화학 계열인 테크윈을 한화에 매각한 바 있고, 당시 중공업 매각 가능성까지 거론됐다”며 “그룹 차원에서 중공업을 확대할 의지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중공업에 추가 자금을 들이지 않을 거라는 게 업계 일반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산은 입장에서도 공적 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을 적자가 누적된 삼성중공업에 넘겨봐야 부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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