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손혜원 이해충돌 국정조사’에 이견… 국회정상화 합의 불발

입력
2019.02.07 18:15
수정
2019.02.07 20: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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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오른쪽)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7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국회 정상화 논의를 위해 열린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사이 홍영표(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운영위원장실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관영(오른쪽)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7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국회 정상화 논의를 위해 열린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사이 홍영표(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운영위원장실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 이후에도 국회의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여야가 대화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손혜원 의원에 대한 국정조사 대신 국회의원 이해충돌 문제 전반을 다루자며 특별위원회를 설치하자는 여당 제안을 야당이 거절하면서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ㆍ나경원 자유한국당ㆍ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오전, 오후로 두 차례 회동을 갖고 2월 임시국회 현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오후 회동은 시작 10분만에 나경원 원내대표가 자리를 박차고 나오면서 결렬됐다. 나 원내대표는 “여당이 각종 의혹에 대해 국회를 열어 공방을 벌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특히 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 여부를 둘러싸고 팽팽히 맞붙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여야 할 것 없이 의원들에 대한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실태조사와 제도 개선을 추진할 특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아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손 의원 건은 명백한 직권남용ㆍ이해충돌에 해당함에도 여당에서 반성이나 진상조사 없이 다른 사건과 연계해 야당을 공격하려 한다”고 합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바른미래당 중재안도 손 의원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까지 수용하라는 한국당 요구에 발목이 잡혔다. 앞서 김관영 원내대표는 조해주 중앙선관위원 해임촉구결의안에 대한 절차를 밟는 것으로 한국당의 국회보이콧을 풀자고 공개 제안했다.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조 위원 사퇴 △손 의원 국정조사 △김태우 전 청와대 행정관 특별검사 실시 등을 요구하는 야당과 “정쟁을 위한 국회에 응하지 않겠다”는 여당 모두 한 발씩 양보하자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중재안에 대해 양당간 상당한 접근이 되고 있었는데 한국당에서 새로운 제안이 나왔고 민주당이 받지 못하겠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야 대치가 장기화하면서 10~17일 예정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ㆍ원내대표의 미국 순방도 반쪽 짜리가 될 위기에 처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국회정상화 불발시 동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홍 원내대표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국회 차원의 지지 결의안을 내자고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의장은 국회가 멈춰선 현 상황에 대해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개탄했다. 문 의장는 이날 열린 여야 국방위원 오찬간담회에서 “20대 국회는 전반기에 대통령 탄핵을 의결하는 역사에 남을 일을 했다”며 “그러나 후반기 (개혁과제의) 제도화에 실패하면 우리가 왜 대통령을 탄핵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최근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협상안 부결에 바로 승복한 점과 미국 의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기립박수를 친 점을 언급하며 성숙된 의회상을 강조했다. 그는 “싸움을 하더라도 국회를 열고 논의해서 결론내야 국민이 국회를 신뢰할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국민이 국회를 심판하는 상황이 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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