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과의 대화… “분위기 좋았지만 시간 쫓겨 질문 못하기도”

입력
2019.01.15 18:25
수정
2019.01.15 20:40

 130여명 2시간 대화 시간 부족, 밀도 있는 이야기 못해 

 /그림 1박용만(앞줄 가운데) 대한상의 회장과 이재용(앞줄 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 시작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연합뉴스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는 최근 수출 감소와 경기 둔화에 따른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에 대한 관심과 경제 회복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사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부 참석자들은 “격의 없는 질문이 오고 갈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120여명의 기업인들이 2시간 동안 경제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많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이날 대화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자는 취지로 참석자가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열렸다. 한 지역상공회의소 회장은 “시간이 부족하긴 했으나 대통령께서도 격의 없이 질문에 대답하는 등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다만 대기업과 중견기업, 지역상의 등 다양한 분야와 업종별 대표 경제인들이 모이다 보니 ‘수박 겉핥기 식’ 문답이 오고 갈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다른 지역상의 회장은 “최저임금 문제와 근로시간 단축 문제 등에 대해 날카롭게 정부에 따지고 싶었는데, 다들 잘해보자는 취지로 덕담을 하는 분위기라 말을 꺼내지 못했다”며 “특히 대기업들은 경제인의 기를 살려 달라거나, 앞으로 수출을 많이 하겠다는 등의 계획을 밝히는 등 두루뭉술한 이야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그룹의 총수들이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한 자리에 모였지만,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관계자들과 밀도 있는 대화를 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대화에 참석했던 한 기업인은 “행사 내내 질문 하려고 손을 들었는데, 사람이 많다 보니 사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며 “지역이나 업종별로 나눠서 행사를 진행했다면 더 심도 있는 대화가 오고 갔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기업 규모와 업종에 따라 이해관계가 다른 기업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 상황에서 실질적인 논의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라며 “기업인과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청와대의 의지는 확인됐으니,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기업인들의 고민과 속내가 전달될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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