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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마스크를 쓴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배우한 기자

처음으로 수도권에 비상저감조치가 3일 연속 발령되는 등 2015년 이후 관측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은 가운데,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뇌 질환, 심혈관계 질환, 대사성질환 위험을 높이고 정신질환과 루게릭 병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뇌졸중 등 뇌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5일 “몸 속에 침투한 미세ㆍ초미세먼지가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 뇌에 침투하면 뇌혈관이 막혀 뇌줄중과 혈관성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며 “뇌 전반에 염증반응을 일으키면 인지능력이 저하되고 행동장애가 생길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신경계질환자들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인지능력과 기억력이 감소와 함께 뇌졸중 발생이 증가하는데 특히 초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더욱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심혈관질환도 유발한다. 최천웅 교수는 “미세ㆍ초미세먼지가 혈관에 들어오면 염증이 발생하는데, 염증이 뭉쳐 굳은 혈전이 혈관을 타고 돌다가 심장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대사성질환, 신경계질환 및 정신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권혁수 교수는 “인슐린저항성에 문제를 일으켜 당뇨병과 비만을 증가시키고, 임신부가 지속적으로 미세ㆍ초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저체중출산과 조기출산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우울증 및 불안장애를 증가시키거나 악화시키는 등 정신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난치성 질환인 루게릭병 증상을 악화시켜 응급실 방문 위험을 최대 40%까지 높인다는 분석도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 보건대학원,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2008~2014년까지 루게릭병 환자 617명이 서울지역의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은 날과 가까운 날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를 4분위로 나누어 위험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농도가 4분위 중 최고조에 달한 날에는 루게릭병 환자가 응급실을 방문할 위험이 최저치보다 각각 40%, 33% 치솟았다. 연구팀은 “루게릭병 환자는 병이 깊어질수록 호흡기능이 떨어져 일반인에 비해 미세먼지 노출이 더 큰 위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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