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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두차례 추가소환 후 결론낼 듯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배우한 기자

검찰은 11일 소환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설(2월 5일) 전에 한두 차례 더 비공개로 부른 뒤 사법처리에 나선다는 방침을 정했다. 동일한 범죄 혐의에서 공범 관계에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이미 구속 기소된 만큼, 책임이 더 중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영장 청구는 불가피하다는 게 검찰 안팎의 중론이다.

양 전 대법원은 일선 재판에 개입하고, 특정 성향을 이유로 판사에게 부당한 인사 불이익을 주는 등 40여 항목의 혐의를 받고 있다. 대부분 혐의에서 이미 구속된 임 전 차장과 공모관계로 묶인다. 임 전 차장 등이 양 전 대법원장 지시를 받아 실무진에 의견을 전달했다는 게 검찰의 결론이다. 검찰은 여러 혐의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직접 보고하고 결재를 받았다는 당시 행정처 심의관들의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특히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관련 재판 거래 등 사법농단의 주요 사안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이 사건은 ‘소송을 지연시켜 전원합의체(전합)에 회부하고, 선고 결과를 뒤집는다’는 시나리오에서 나왔다. 전합 회부 결정권자이자 전합의 재판장인 대법원장 말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실제 양 전 대법원장은 민사 사건의 일방 당사자인 전범기업 측 소송 대리인 한모 변호사와 세 차례 독대하고, 전합 회부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방침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영장 기각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진 ‘직권남용’ 혐의로 전직 사법부 수장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할지는 미지수다. 공모관계 소명이나, 도주ㆍ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영장을 기각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 중 일부에 연루된 박병대ㆍ고영한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1975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해, 2017년 대법원장으로 퇴임한 대표적 정통 법관 출신 인사다. 민사법의 대가로 불리며 법관 생활 대부분을 서울에서 근무하며, 법원행정처 차장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특허법원장과 대법관을 거쳐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대법원장에 임명됐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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