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예원 사건’ 성추행도 유죄…피고인 징역 2년 6개월

입력
2019.01.09 13:00
수정
2019.01.09 13: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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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촬영회'를 폭로한 유튜버 양예원이 구속기소된 촬영자 모집책 최모씨의 선고공판이 열린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을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비공개 촬영회'를 폭로한 유튜버 양예원이 구속기소된 촬영자 모집책 최모씨의 선고공판이 열린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을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비공개 촬영회’에서 유튜버 양예원씨를 성추행하고 촬영물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모집책에게 법원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이진용 판사는 9일 성폭력범죄특례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과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모(46)씨에게 징역 2년6개월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이수, 5년간의 관련기간 취업제한을 선고했다. 최씨는 앞서 2015년 7월 서울 마포구 합정동 소재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양씨의 노출사진을 지인들에게 넘겨 유출하고, 2016년 8월에는 양씨의 속옷을 들추는 등 성추행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가 사진 촬영과 유출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해온 만큼 재판의 쟁점은 추행 사실 인정 여부였다. 이에 대해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돼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강제추행 행위가 분명히 있었음을 짚었다. 법원은 “피해사실 중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는 점만으로 신빙성을 부정할 수 없으며, 추행 관련 진술이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면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이고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양씨가 앞서 성추행 피해가 있었는데도 재차 자발적으로 촬영회에 참석한 점에 대해, 당시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고 있었던 점 등을 들어 가정상황 상 불가피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공공연하게 전파됐고,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재판 이후 양씨는 “지난 한 해 입이 있어도 말할 수가 없었다”며 “재판결과가 잃어버린 삶을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위로가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나와 같은 피해는 아니더라도 성범죄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잘못한 것 없으니 안 숨어도 되고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고 세상에 나와도 되고, 용기내도 되고 행복해져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양씨측은 앞으로 최씨에 대해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한편 악플러들에 대한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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