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나의 친구 성길아, 한국 오는 것은 선택 아닌 의무다”

입력
2019.01.06 15:25
수정
2019.01.06 23:5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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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통해 적극 권유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왼쪽 두번째)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정은 신년사로 본 2019년 한반도 정세 분석과 전망' 토론회에 참석해 자유한국당 오세훈 국가미래비전특위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왼쪽 두번째)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정은 신년사로 본 2019년 한반도 정세 분석과 전망' 토론회에 참석해 자유한국당 오세훈 국가미래비전특위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지난해 11월 잠적한 조성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를 향해 “대한민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며 한국행을 촉구했다.

태 전 공사는 5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조성길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나의 친구 조성길에게”라고 시작한 글에서 태 전 공사는 그간 자신이 한국에서 경험하고 느낀 생활상을 간략하게 설명하면서 조 대사대리에게 한국행을 적극 권유했다.

태 전 공사는 “오늘(5일) 아침 보도를 보니 자네가 미국 망명을 타진하고 있다니 이게 웬 말이냐”며 “미국 쪽으로 망명 타진을 했더라도 늦지 않았다. 이제라도 이탈리아 당국에 (한국으로 가겠다고) 당당히 말하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 외교관으로서 나나 자네가 남은 여생에 할 일이란 빨리 나라를 통일시켜 통일된 강토를 우리 자식들에게 넘겨 주는 것”이라며 “서울에서 나와 의기투합하여 우리가 몸 담갔던 북한의 기득권층을 무너뜨리고 이 나라를 통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망명 이후 한국에서 자신과 가족들의 생활상도 소개했다. 그는 “내가 한국으로 왔다고 해서 나를 정당화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며 “신변보호는 물론 직업까지도 해결된다”고 했다. 또 “북한이탈주민 자녀에 대해 대학 학비를 다 국가가 부담해 재정적 부담이 없다”며 “자네의 경우 애를 한국의 명문대에서 학사과정을 마치고 미국에 석사과정을 보내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태 전 공사 본인은 물론 자녀들까지 명문대 학사 및 석사과정을 다니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 대사대리가 망명을 추진하는 이유가 자녀교육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을 염두에 둔 언급이다. 태 전 공사는 “자네가 서울에 오면 더 많은 우리 동료들이 뒤를 따라 서울로 올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러면 통일은 저절로 될 것”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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