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크기 설정

조명래 장관 인터뷰
조명래 환경부장관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종합상황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우리가 중국의 강도 높은 비상저감조치로부터 배우는 것도 많다”며 “앞으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중국과도 구체적 협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우한 기자

정부가 잇단 미세먼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무엇보다 미세먼지가 고농도일 때 국외 유입 비중이 7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는데도 중국에 어떤 요구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4대강 보 개방을 둘러싼 갈등도 좀처럼 봉합되지 못하고 있고, 재활용 폐기물 문제 역시 언제 다시 불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9일 취임했다. 도시계획을 전공한 교수 출신이지만 환경 문제는 물론 사회적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입장을 밝혀온 그에게 환경단체들이 거는 기대는 컸다. 하지만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일관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지 못했고 각종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며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채 임명이 되면서 상당한 내상을 입었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환경부 종합상황실에서 만난 조 장관은 “장관이 된 아픔이라고 본다”며 “그것만 극복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적어도 업무 추진에 대한 자신감은 강해 보였다.

-국민들이 환경부에 가장 바라는 게 미세먼지 문제 해결일 거다. 하지만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깊다.

“정부의 정책과 미세먼지 상황에 대해 ‘사실은 이렇다’는 걸 소개하기 위해 국민, 지방자치단체, 언론인 등과 함께하는 ‘청책(聽策) 토론회’를 준비 중이다. 일방적인 세미나 형식이 아니라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집담회 방식으로 정책을 소개하고, 국민의 의견을 들으려고 한다. 이달 중 1차 토론회를 개최하고, 기회가 되면 전국 순회 청책 토론회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저 설명만 하고 의견을 듣는다고 될 일인가.

“청책토론회는 정책 수요자인 국민이 직접 정책을 수립한다면 어떤 정책을 펼 것인지 제안을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국민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한 목적이다.”

-중국 정부와의 협력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진 게 없다는 비판도 많다.

“중국 정부에 미세먼지 관련 요구를 하지 않는 게 아니다. 예컨대 한중협력센터의 경우 양국이 함께 연구하고 저감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우리는 노력을 많이 했다’는 입장이고, 우리는 ‘중국이 미세먼지 주요 원인이다’고 생각하는 등 괴리가 상당하다. 앞으로 미세먼지 원인 규명 등에서 중국과 구체적 협력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미세먼지는 과학의 문제이자 외교의 문제다.”

-예를 들어 달라. 어떤 협력이 가능한가.

“한중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의견을 나눴다. 미세먼지를 정확히 측정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해 결과를 도출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우선 과제로 꼽혔다. 또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중국이 미세먼지 조기경보 발령 시 이에 대한 정보를 공유 받고, 우리 정부도 미세먼지 경보를 동시에 발령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이에 대한 실천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미세먼지 대책이 경유차 규제에 집중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되는 미세먼지 절반 이상은 도로 운송 부문에서 발생한다. 자동차 중에서는 경유차의 원인이 크다. 때문에 이 부분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력은 굉장히 중요하다.”

-커피전문점 등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은 줄었지만, 배달이나 테이크아웃 일회용품 대책은전무하다.

“커피전문점의 경우 테이크아웃 컵의 회수와 재활용 촉진을 위해 컵 보증금제 도입을 추진할 것이다. 배달로 인한 일회용품에 대해서도 내년 1월부터 실태를 파악해 대체재가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대체재가 있다면 사용 억제 정책도 검토하겠다. 또 연초 재활용 쓰레기 대란을 계기로 현재 모든 포장 용기류에 대한 재활용 등급 평가를 의무화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 대형음식점, 집단급식소 등 다량배출사업장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신고에만 의존하고 있다.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량배출사업장은 처리계획을 지자체에 연 1회 서면 신고하도록 되어 있어 확인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량배출사업장의 처리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전산화할 계획이다. 우선 내년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하겠다.”

-취임사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 중 하나로 국민이 마시는 물을 꼽았는데.

“낙동강 유역의 물을 마시고 사는 1,300만명이 여러 위험에 많이 노출돼 있다. 주변에 공단도 많고, 보를 만들어 강의 흐름도 이전보다 11배 느려지면서 자정할 수 있는 능력도 없다. 국민들이 어떻게 하면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느냐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광역상수도망과 지방상수도망의 연계, 취수원 이전 등 전체 구성원들이 합의한다면 어떤 방안이라도 도입하겠다.”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대한 우려가 많다.

”에너지 전환을 하루 아침에 한 나라는 없다. 결국 답은 장기적 시각에 있다고 본다. 덴마크의 경우 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가운데 60%를 차지하는데 이는 1970년대부터 에너지 전환을 시작한 결과다. 탈원전은 정치적 문제를 떠나 안전성과 폐기물 처리 문제로 계속 추진할 수밖에 없다. 결국 자연 생산 에너지를 쓸 수밖에 없는데 비용은 기술 발전에 따라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가 존재한다. 우리나라 지형과 기후, 문화를 고려하면서 환경성, 수용성,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